LG화학 사고현장으로 날아간 구광모 LG그룹 회장

"위기관리 실패하면 기업 몰락
'안전 환경 경영' 근본 대책 내라"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이 20일 오전 헬기를 타고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을 찾았다. 대산공장 촉매센터에서는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해 직원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다쳤다. 구 회장은 사고 현장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경영진으로부터 수습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강한 어조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최근 인도와 국내에서 발생한 안전환경 사고와 관련해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유가족들에겐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했다. LG와 관련된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회사 차원을 넘어 총수가 직접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관계자는 “현장에서 안전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구 회장은 특히 경영진에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위기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다”며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 기업은 몰락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평소 ‘기본’을 강조한다. 그는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대표이사(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은 구본무 회장 2주기였다. LG그룹 임직원들은 사내게시판에 올려진 3분 분량의 추모 영상을 보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구 회장 등 총수 일가도 자택에서 제사를 지내고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격식을 지양했던 고인의 성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했다.추모 영상은 고인이 1995년 회장을 맡은 이후 23년간 이룩한 주요 경영활동과 리더십을 조명하는 내용이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 등 현재 LG그룹의 핵심 사업을 발굴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했다. 대기업 중 국내 최초로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정도경영을 통해 1등 LG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LG Way’도 고인의 경영 철학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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