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하교시간 반별로 따로따로…학생 간 접촉 줄이기 '안간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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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3 등교 첫날…팔꿈치 인사하고 수시로 손소독·발열체크
"마스크 잘 쓰고 있을까" 학교는 불안…학생들은 '마스크 피로' 호소
고3 등교 첫날인 20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 A고등학교.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3학년 교실이 모여있는 5층 복도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80일 만에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 학생들은 기쁜 마음에 삼삼오오 모여 그동안 '집콕' 생활 등을 얘기하며 회포를 나눴다. 마스크로 얼굴 절반 정도를 가렸지만,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반가운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기쁜 마음에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하는 학생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친구 5명과 복도에서 담소를 나누던 조모 양은 "그동안 서로 바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학교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다"며 "친구들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려고 팔꿈치로 인사하고 개별 손 소독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등교가 계속 연기됐기 때문에 오늘까지도 실감 나지 않았다"며 "학교에 온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새로운 선생님 얼굴도 빨리 보고 싶다"고 했다.
도내에서 학생 수가 1천450명으로 가장 많은 A고교는 등교 개학에 대비해 교실, 화장실, 급식실 등 많은 학생이 모이는 공간에 대한 방역을 모두 마쳤다. 교실 내 사물함은 모두 복도로 꺼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고 교실 책상도 하나씩 분리해 학생 간 거리를 두도록 했다.
칠판에는 '여러분 잘하고 있어요.
충분합니다. 누가 뭐라 하든 여러분을 믿습니다'는 글귀를 붙여놓고 긴장했을 학생들을 격려했다. 급식실 테이블 한쪽 면의 의자도 모두 빼 학생들이 한방향으로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발열 학생 등 의심증상자에 대비한 임시대기실도 교사동 밖에 별도로 준비했다.
이날 등교시간엔 교직원 10여명이 건물 입구에서부터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발열 체크도 했다.
이 같은 철저한 준비에도 교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A고 교장은 "아무래도 학생이 많다 보니 불안하다"며 "선택교과로 이동수업이 잦은데 수업에 따라 최대 40명이 한 교실에서 수업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쉬는시간 화장실 이용할 때나 급식할 때 등 학생들이 마스크를 다 쓰고 있을지도 걱정"이라며 "오늘은 다행히 날이 쌀쌀한 편이지만 앞으로 더워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A고의 교실별 학생 밀집도는 제각각이었다.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31명이지만, 이과반의 경우 여학생보다 체격이 큰 남학생 비율이 높아 다른 교실에 비해 비좁게 느껴졌다. 1교시가 끝난 뒤였지만 학생들의 마스크 피로도는 바로 나타났다.
한 여학생은 "등굣길에 교실이 있는 5층까지 걸어 올라왔더니 너무 숨이 차 힘들었다"며 "7교시까지 이걸 쓰고 있으면 귀가 너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기다려왔던 점심 식사도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됐다.
정오부터 3분 간격으로 두반씩 급식실로 이동했고, 배식한 학생이 자리에 앉으면 마스크를 벗고 될 수 있으면 친구들과 대화하지 않고 식사만 하도록 했다.
A고 교장은 "하루 이틀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서 최대한 방역 활동에 힘쓰고 학생들도 이에 잘 따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하교 시간도 나눠 학생 간 접촉을 줄였다.
안산 송호고는 오후 4시 40분부터 5분 간격으로 3∼4개 반씩 교실 문을 나서도록 했다.
이 학교는 당분간은 신체활동이 많은 체육활동이나 이동수업을 자제하기로도 했다.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 때는 시험감독을 학급당 2명씩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황교선 송호고 교장은 "학생들이 등교하니 학교가 모처럼 생기가 도는 것 같고 학교가 학교다워졌다"며 "힘든 면도 있지만 모든 교사가 즐겁게 학생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긴급하게 등교를 중단한 안성지역 고교 9곳과 기숙사학교 1곳을 제외한 464개 고교가 일제히 등교했다.
/연합뉴스
"마스크 잘 쓰고 있을까" 학교는 불안…학생들은 '마스크 피로' 호소
고3 등교 첫날인 20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 A고등학교.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3학년 교실이 모여있는 5층 복도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80일 만에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 학생들은 기쁜 마음에 삼삼오오 모여 그동안 '집콕' 생활 등을 얘기하며 회포를 나눴다. 마스크로 얼굴 절반 정도를 가렸지만,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반가운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기쁜 마음에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하는 학생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친구 5명과 복도에서 담소를 나누던 조모 양은 "그동안 서로 바빠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학교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다"며 "친구들과 접촉을 최대한 줄이려고 팔꿈치로 인사하고 개별 손 소독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등교가 계속 연기됐기 때문에 오늘까지도 실감 나지 않았다"며 "학교에 온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새로운 선생님 얼굴도 빨리 보고 싶다"고 했다.
도내에서 학생 수가 1천450명으로 가장 많은 A고교는 등교 개학에 대비해 교실, 화장실, 급식실 등 많은 학생이 모이는 공간에 대한 방역을 모두 마쳤다. 교실 내 사물함은 모두 복도로 꺼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고 교실 책상도 하나씩 분리해 학생 간 거리를 두도록 했다.
칠판에는 '여러분 잘하고 있어요.
충분합니다. 누가 뭐라 하든 여러분을 믿습니다'는 글귀를 붙여놓고 긴장했을 학생들을 격려했다. 급식실 테이블 한쪽 면의 의자도 모두 빼 학생들이 한방향으로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발열 학생 등 의심증상자에 대비한 임시대기실도 교사동 밖에 별도로 준비했다.
이날 등교시간엔 교직원 10여명이 건물 입구에서부터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발열 체크도 했다.
이 같은 철저한 준비에도 교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A고 교장은 "아무래도 학생이 많다 보니 불안하다"며 "선택교과로 이동수업이 잦은데 수업에 따라 최대 40명이 한 교실에서 수업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쉬는시간 화장실 이용할 때나 급식할 때 등 학생들이 마스크를 다 쓰고 있을지도 걱정"이라며 "오늘은 다행히 날이 쌀쌀한 편이지만 앞으로 더워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A고의 교실별 학생 밀집도는 제각각이었다.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31명이지만, 이과반의 경우 여학생보다 체격이 큰 남학생 비율이 높아 다른 교실에 비해 비좁게 느껴졌다. 1교시가 끝난 뒤였지만 학생들의 마스크 피로도는 바로 나타났다.
한 여학생은 "등굣길에 교실이 있는 5층까지 걸어 올라왔더니 너무 숨이 차 힘들었다"며 "7교시까지 이걸 쓰고 있으면 귀가 너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기다려왔던 점심 식사도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됐다.
정오부터 3분 간격으로 두반씩 급식실로 이동했고, 배식한 학생이 자리에 앉으면 마스크를 벗고 될 수 있으면 친구들과 대화하지 않고 식사만 하도록 했다.
A고 교장은 "하루 이틀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서 최대한 방역 활동에 힘쓰고 학생들도 이에 잘 따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교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하교 시간도 나눠 학생 간 접촉을 줄였다.
안산 송호고는 오후 4시 40분부터 5분 간격으로 3∼4개 반씩 교실 문을 나서도록 했다.
이 학교는 당분간은 신체활동이 많은 체육활동이나 이동수업을 자제하기로도 했다.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 때는 시험감독을 학급당 2명씩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황교선 송호고 교장은 "학생들이 등교하니 학교가 모처럼 생기가 도는 것 같고 학교가 학교다워졌다"며 "힘든 면도 있지만 모든 교사가 즐겁게 학생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긴급하게 등교를 중단한 안성지역 고교 9곳과 기숙사학교 1곳을 제외한 464개 고교가 일제히 등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