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중국 '일국양제' 충돌…"거부한다" vs "분열 용납 못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1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날부터 2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일국양제'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

일국양제는 '한 국가 두 체제'라는, 대만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뜻이다. 차이 총통은 20일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 두 번째 취임 연설을 갖고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차이 총통은 "우리는 계속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차이 총통은 중국과 대화하고, 중국의 일부분으로써 공헌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 대화 전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며 "'평화·대등·민주·대화' 8개 글자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양안관계의 장기적 발전 도모를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일국양제를 부정한 차이 총통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 대만판공실은 "어떤 국가 분열 행위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냈다.이에 대해 장원성 샤먼대학 대만연구원 부원장은 "앞으로 4년간 양안 간 대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차이 총통의 중화민국대만 주장은 '양국론'과 다르지 않다"며 "만일 대만 당국이 대만 독립 문제로 계속 도발한다면 양안 간 대립이 격화하고, 심지어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선에 성공한 차이 총통은 이날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으면서 역대 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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