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트럼프 편지 보는 중"…美 자금 끊기면 취약국 지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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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금 대부분 취약 국가에 투입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경고 서한'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평가 "가능한 빨리"…韓 인상적
그는 20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관해 묻는 질문에 "물론 그 편지를 받았고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WHO가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사무총장)과 당신의 기구(WHO)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응에서 반복적으로 한 실책 때문에 전 세계가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며 "WHO는 중국으로부터 독립돼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현재 예산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는 WHO의 연간 예산이 23억 달러(약 2조8000억원)로 "매우 적다"며 "이는 선진국 중형 병원의 연간 예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직면한 재정 관련 도전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에 동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미국의 자금 대부분이 의료 체계가 취약한 국가에 투입되고 있다"며 "우리는 그 자금이 계속 흘러가도록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기여자들이 필요하다면 그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한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전날 세계보건총회(WHA)에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결의한 코로나19 대응 평가에 대해 "그것은 평가돼야 하고 포괄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 개시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가능한 한 빨리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또 "한국이 메르스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제는 새로운 발병 사례를 빨리 찾아내고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라이언 사무차장은 말라리아 약품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나 '클로로퀸'에 대해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치료 등에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