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은 피해자였나…"소녀상 행사 취지만 보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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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소녀상 건립 위해 모금된 금액김제동이 2017년 안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던 모금으로 강연회 출연료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제동 강연료로 지출돼 '곤혹'
김제동 측 "이규민과 친분도 없고
바쁜 시간 쪼개 참석했는데…"
김제동 측 관계자는 21일 한경닷컴에 "언급되고 있는 2017년 강연회는 10월에 있었다"며 "10월은 행사 성수기이고, 굉장히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시기인데 소녀상 건립 행사라는 취지만 보고 시간을 빼서 갔고, 그래서 강의료 일부를 소녀상 건립에 기부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연료가 기부금으로 전달됐는지는 저희도, 김제동 씨도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섭외 당사자로 알려진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경기 안성)에 대해서도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1500만 원의 강연료에 대해서도 "섭외 요청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금액을 요청한 적은 없다"며 "지금도 그런 선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요즘 이런 부분으로 계속 언급이 돼 차근차근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2017년 10월 경기도 안성시 한경대에서 2시간 가량 '안성 역사특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제동의 강연회는 이규민 당선자가 상임대표로 있던 안성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주최했다. 이후 지난 19일 김제동의 강연료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모금된 금액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본래 목적인 소녀상 건립이 아닌 다른 사용처로 모금액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덩달아 김제동까지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
하지만 김제동은 자신에게 전달된 강연료가 소녀상 건립을 목적으로 모금된 금액인지 몰랐고,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순히 행사 취지에 동감해 참여했고, 강연료 일부인 300만 원을 소녀상 건립을 위해 써 달라고 다시 전달했다. 나머지 1200만 원도 김제동이 당시 후원하던 미얀마 어린이 보육 및 교육시설 재건사업을 위해 기부했다. 김제동은 당시 강연회에서도 이같은 기부 계획을 밝혀 청중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제동이 미얀마 어린이들의 교육과 보육을 위한 시설 건립에 기부한 금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억1500만 원에 달한다. 또한 2016년 설립한 '김제동과 어깨동무'라는 사단법인을 통해 장학금 전달, 수해복구 활동 등 크고작은 기부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의료진에겐 마스크를, 자신의 고향인 대구경북지역 소외계층에게는 생필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규민 의원은 김제동의 강연료 지급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입장문을 통해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됐다"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제동의 강연에 대해서도 "회비를 회칙에 정한 목적인 '안성 역사 바로 알기 운동'을 위해 정당하게 지출했다"라면서 "회칙의 목적과 사업규정에 따라, 20명 이상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김 씨의 역사특강을 진행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 씨는 강연료로 1500만원을 받았고, 그중 300만원을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분담금으로 납부했다"라면서 "나머지 강연료는 다른 곳에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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