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업계 첫 빅데이터센터 구축…1200만명 생활패턴 주거상품 개발에 반영

앞서가는 디지털 혁신…설계·상품개발·마케팅·안전관리까지

맞춤형 주거 플랫폼 'C2 HOUSE'
내력벽 줄여 자유로운 공간 구성
마케팅에 데이터 과학 접목시켜
'거제 유로아일랜드' 두달만에 완판
대림산업이 설계와 상품개발, 마케팅, 공정과 안전관리까지 모든 분야로 디지털 혁신을 확대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외 소비자 1200만여 명의 생활패턴을 주거상품 개발에 반영했다. 이어 정보통신기술(ICT)과 첨단 건설 공법을 결합해 업무 효율성과 원가 혁신, 생산성까지 한꺼번에 잡기 위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대림산업의 디지털 혁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주거상품 ‘C2 HOUSE(씨투 하우스)’다. 대림산업이 작년 4월 선보인 라이프 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이다.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거주 행태를 파악해 설계부터 구조, 인테리어 스타일까지 차별화했다.
기존 벽식 구조 아파트는 침실, 거실, 욕실 등을 구분하는 모든 벽을 내력 벽체로 시공한다. 내력 벽체는 하중을 지지하기 때문에 임의로 철거하거나 옮길 수 없다. 반면 C2 HOUSE는 하중을 지지하는 내력벽을 세 개로 단순화했다. 세 개의 내력벽을 안방과 거실, 주방을 구분하는 곳에 T자 형태로 배치해 안방과 주방, 욕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또는 가족 구성에 따라 원룸 형태의 확 트인 공간으로 연출하거나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쪼개는 등 자유로운 평면 구성이 가능하다.

대림산업은 마케팅에서도 데이터 과학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림산업이 경남 거제시에서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는 분양 2개월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거제는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조선업이 업황 부진에 빠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2000여 가구 쌓이며 주택 거래가 부진했다. 대림산업은 앞서 지역 수요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사전 마케팅을 했다. 이를 통해 분석한 자료를 활용해 지역민들이 원하는 바를 설계에 적극 반영할 수 있었다.
이 단지에는 또 해양도시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과 공기 질을 개선하는 ‘스마트&케어 솔루션’이 도입됐다.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 독채 게스트하우스, 오션 뷰 피트니스 센터 등을 적용한 부분도 호응을 이끌어낸 요인이다.대림산업은 공동주택 설계에도 디지털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올해부터 모든 공동주택에 기획 및 설계 단계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을 적용한다. BIM은 설계, 자재, 시공 등 건축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입체적인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BIM은 호텔, 병원, 초고층 건물 등 개별적인 프로젝트에 선별적으로 이용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BIM을 도입하면 실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하자까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원가 관리와 생산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