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무효 소송 단체와 손잡은 '친박' 민경욱

친여 방송인 김어준과 똑같은 주장하기도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18대 대선 무효 소송을 제기했던 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단체를 이끌었던 한성천(개명 전 한영수)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 공동대표는 21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민 의원이 직접 찾아와 선거 조작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민 의원이 주최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된 각종 기자회견에 참석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민 의원이 18대 대선 무효 소송을 제기했던 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또 민 의원이 제기하고 있는 부정선거 주장 가운데 일부분은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가 제작했던 더 플랜 영화와 상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성향이 극과 극인 두 사람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총선 무효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저 자들도 과거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에 개표조작이란 주장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김어준은 '더 플랜'이란 영화까지 만들었다"며 "우습게도 이번에 민경욱 의원 등이 개표 전산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리 중 일부분은 더 플랜 영화 속에 그들이 주장했던 것과 상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 의원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보수진영 내에서도 연일 비판이 나오고 있다.극우라는 평가를 받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민경욱 의원이 재검표 이슈로 서민 지갑을 털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 대표는 "민경욱과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이 토론제안에 도망만(다니고 있다)"면서 "(토론을 제안한)민간인 이준석 정도는 데리고 놀아야, 재판에 가서 선관위를 이길 수 있다. 이준석 정도가 무서워서 전화도 못 받을 정도면, 재판 가면 5분 안에 실신 KO"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 여러 차례 민 의원에게 토론을 제안했다. 민 의원은 이 최고위원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