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더 좋은 N가지 이유"…'LG 저격' 삼성매장 가보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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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가전이 (LG 가전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N가지 이유'.
생활가전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LG전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선 넘는' 판촉 활동에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성장하는 위생가전 제품이 주요 타깃이 됐다.기자가 지난 19~21일 서울시내 다수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을 찾아 취재한 결과 규모가 가장 크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 홍대점, 강남본점 등에서 이처럼 LG전자 제품과 직접 비교하는 판촉활동이 벌이지고 있었다. 자체 실험을 통해 LG 가전의 핵심기능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삼성은 TV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식 광고에서 "스팀은 필요없다"고 말한 건조기는 물론이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제품 전반에서 LG 제품을 '저격'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과 강남본점 1층은 주로 삼성 IT(정보통신) 제품이 진열됐다. 가지런히 놓인 삼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등이 각 제품들을 소개하는 판촉물과 함께 전시돼있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IT 기기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게 했다.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생활가전이 전시된 공간에서다. IT 전시공간에서 갤럭시Z플립, 갤럭시폴드. 갤럭시북 등 자사 IT 기기의 뛰어난 스펙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생활가전이 위치한 홍대점 2층, 강남본점 3층의 경우 LG전자 제품과 비교하는 판촉물과 영상이 여럿 눈에 띄었다.건조기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삼성의 주력 신제품에는 대부분 이같은 타사 비교 판촉물이 붙어 있었다.삼성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가 대표적이다. 매장마다 LG 트롬 워시타워, 트롬 건조기 스팀과 비교하며 각각 "워시타워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 "그랑데 AI 건조기가 압도적으로 좋은 6가지 이유" 등 자사 제품 장점을 강조하고 LG 제품을 평가절하하는 설명을 넣었다. 무풍갤러리 에어컨, 비스포크 4도어 냉장고도 비슷했다.
홍보물에서 삼성전자는 대부분 '타사'라고 언급했지만 LG 가전으로 유추되는 명확한 실물 사진과 설명 내용을 곁들였다. 자사 제품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데 포인트를 맞춘 판촉활동임을 손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을 돕기 위해 매장에서 타사와의 비교설명 자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마다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자사 제품 강점만 내세우며 타사 제품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아보인다"고 했다.실제로 기자가 들른 대다수 매장은 방문객들이 부담 없이 자유롭게 '아이쇼핑'을 즐길 수 있게끔 한 분위기였다. 자연스레 판촉물에 눈이 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특히 의류관리기인 LG 스타일러에 대해선 수위가 높았다. 한 삼성 디지털플라자 매장에선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 자체 실험 결과를 내보냈다. LG 스타일러가 삼성 에어드레서와 달리 문에 물방울이 맺히고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LG 스타일러의 핵심기능인 옷을 1분에 최대 200회 흔드는 '무빙행어'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동 탓에 물이 패킹(내부와 외부 틈새를 막는 장치)을 지나 틈새를 타고 물이 흘러나간 반면 삼성 에어드레서는 물이 물통으로 모여 패킹에 닿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의류관리기 작동시 물방울이 맺히는 것은 제품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의류관리기 누수 현상에 대한 불만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며 우려하는 사례가 많다. 삼성 제품의 안심설계를 설명하고자 비교실험 영상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 디지털프라자 왕십리점 등에서도 지난해 불거진 LG전자 건조기 위생 논란 등을 지적한 영상을 내보내고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TV 공식 광고에 이어 유튜브에 수위를 한층 높인 '그랑데 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 광고를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 기사: "스팀 받지마!"…LG 건조기 저격한 삼성, 또 '기싸움')
이 광고에서도 삼성은 "생각할수록 스팀(열) 받네" 문구를 앞세워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을 받는다. 열 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역시 올해 LG전자가 건조기에 처음 탑재한 '트루스팀' 기능을 겨냥한 사실상 저격 광고였다. LG전자는 "살균 기능인 고온의 스팀이 마치 건조 방식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같은 삼성전자 판촉활동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스타일러에 물을 붓는 실험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없는 '억지 실험'이다. 기술력 차이를 위법적 비방광고로 극복해보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LG전자 관계자 역시 "광고는 자사 제품을 강조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생활가전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LG전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선 넘는' 판촉 활동에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성장하는 위생가전 제품이 주요 타깃이 됐다.기자가 지난 19~21일 서울시내 다수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을 찾아 취재한 결과 규모가 가장 크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 홍대점, 강남본점 등에서 이처럼 LG전자 제품과 직접 비교하는 판촉활동이 벌이지고 있었다. 자체 실험을 통해 LG 가전의 핵심기능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삼성은 TV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식 광고에서 "스팀은 필요없다"고 말한 건조기는 물론이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제품 전반에서 LG 제품을 '저격'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과 강남본점 1층은 주로 삼성 IT(정보통신) 제품이 진열됐다. 가지런히 놓인 삼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등이 각 제품들을 소개하는 판촉물과 함께 전시돼있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IT 기기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게 했다.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생활가전이 전시된 공간에서다. IT 전시공간에서 갤럭시Z플립, 갤럭시폴드. 갤럭시북 등 자사 IT 기기의 뛰어난 스펙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생활가전이 위치한 홍대점 2층, 강남본점 3층의 경우 LG전자 제품과 비교하는 판촉물과 영상이 여럿 눈에 띄었다.건조기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삼성의 주력 신제품에는 대부분 이같은 타사 비교 판촉물이 붙어 있었다.삼성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가 대표적이다. 매장마다 LG 트롬 워시타워, 트롬 건조기 스팀과 비교하며 각각 "워시타워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 "그랑데 AI 건조기가 압도적으로 좋은 6가지 이유" 등 자사 제품 장점을 강조하고 LG 제품을 평가절하하는 설명을 넣었다. 무풍갤러리 에어컨, 비스포크 4도어 냉장고도 비슷했다.
홍보물에서 삼성전자는 대부분 '타사'라고 언급했지만 LG 가전으로 유추되는 명확한 실물 사진과 설명 내용을 곁들였다. 자사 제품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데 포인트를 맞춘 판촉활동임을 손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을 돕기 위해 매장에서 타사와의 비교설명 자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마다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자사 제품 강점만 내세우며 타사 제품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아보인다"고 했다.실제로 기자가 들른 대다수 매장은 방문객들이 부담 없이 자유롭게 '아이쇼핑'을 즐길 수 있게끔 한 분위기였다. 자연스레 판촉물에 눈이 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특히 의류관리기인 LG 스타일러에 대해선 수위가 높았다. 한 삼성 디지털플라자 매장에선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 자체 실험 결과를 내보냈다. LG 스타일러가 삼성 에어드레서와 달리 문에 물방울이 맺히고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LG 스타일러의 핵심기능인 옷을 1분에 최대 200회 흔드는 '무빙행어'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동 탓에 물이 패킹(내부와 외부 틈새를 막는 장치)을 지나 틈새를 타고 물이 흘러나간 반면 삼성 에어드레서는 물이 물통으로 모여 패킹에 닿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의류관리기 작동시 물방울이 맺히는 것은 제품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의류관리기 누수 현상에 대한 불만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며 우려하는 사례가 많다. 삼성 제품의 안심설계를 설명하고자 비교실험 영상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 디지털프라자 왕십리점 등에서도 지난해 불거진 LG전자 건조기 위생 논란 등을 지적한 영상을 내보내고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TV 공식 광고에 이어 유튜브에 수위를 한층 높인 '그랑데 AI 비긴즈-스팀받지마 편' 광고를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 기사: "스팀 받지마!"…LG 건조기 저격한 삼성, 또 '기싸움')
이 광고에서도 삼성은 "생각할수록 스팀(열) 받네" 문구를 앞세워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을 받는다. 열 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역시 올해 LG전자가 건조기에 처음 탑재한 '트루스팀' 기능을 겨냥한 사실상 저격 광고였다. LG전자는 "살균 기능인 고온의 스팀이 마치 건조 방식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같은 삼성전자 판촉활동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스타일러에 물을 붓는 실험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없는 '억지 실험'이다. 기술력 차이를 위법적 비방광고로 극복해보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LG전자 관계자 역시 "광고는 자사 제품을 강조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