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모·하정우 공갈단은 조선족 가족…혐의 인정하며 보석 신청

주진모·하정우 개인전화 해킹 일당, 혐의 인정
"피해자들과 합의 중…추가 기일 지정 요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 주진모, 하정우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김성훈 부장판사)은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34)씨 가족 4명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조선족이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한 A씨와 남편 B(40)씨, A씨의 여동생 C(30)씨와 남편 D(39)씨는 주진모, 하정우 등 연예인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명인의 휴대전화 클라우드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연예인 8명 중 5명으로부터 총 6억1000만 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인을 상대로 영상 통화를 제안하고 신체 일부가 드러나도록 영상으로 녹화해 유출하겠다고 협박하는 '몸캠피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피해자들과 합의 중이라고 설명하며 추가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진모 하정우 등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사진=한경DB
또 A씨의 보석을 요청하며 "여동생의 제안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지만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중"이라며 "시어머니 거동이 힘든 상황에서 자녀를 잃어버린 상황이 있었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우리 가족이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보석으로 나갈 경우 동생 부부의 자녀도 함께 양육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A씨 일당 외 주범이 중국에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제공조를 통해 수사 중이다.

재판부는 증거, 도망우려를 고려해 A의 보석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한편, 오는 6월18일 오전 11시 재판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25)이 주진모의 휴대폰 해킹을 언급한 것에 대해 경찰은 "범행 수법과 패턴 자체가 완전히 다른 범죄"라고 밝혔다. 주진모는 지난 1월 해킹된 개인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됐고,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주진모 측은 휴대전화를 해킹당한 뒤 사생활 유출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지난해 12월부터 자신을 블랙해커 일원 '고호'라고 지칭한 해커로부터 한 달간 협박을 받았다고 디스패치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고호는 하정우에게 13억~15억원을 요구했는데 이때 하정우는 "예의는 지키시라. 하루 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다",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팔아야 해"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너 운 나쁘게 내가 일 년 중 가장 바쁠 때 연락을 했어", "너 프사 좀 바꿔. 좀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 등의 메시지와 펭수 이모티콘을 보내 해커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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