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출규제 강화하자…오피스텔 거래 42% 급증

담보대출 최대 70% 가능
1분기 수도권 거래 60%대 폭증
대전 '힐스테이트 도안' 8만명 몰려
"높은 취득세·공실률 따져봐야"
한경DB
아파트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은 싸고, 대출은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9848건으로, 지난해 1분기(6944건)에 비해 41.8% 급증했다.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66.9%, 67.6% 증가하는 등 수도권에서 특히 손바뀜이 활발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대구가 53.3% 늘었고 부산과 대전은 각각 6.5%, 2.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지난달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9억1997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4월 6억원 수준에서 불과 3년 만에 3억원 넘게 뛰었다. 이 기간 서울에서는 서민용 주택의 기준이 되는 6억원 이하 아파트 수가 84만여 가구에서 38만여 가구로 반 토막 났다.

여기에 정부가 아파트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피스텔로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말 12·16 대책을 통해 시가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초과 금액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제한하고, 15억원 이상은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도록 틀어막았다. 반면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최대 70%까지 담보 대출이 가능하다.분양시장에서도 오피스텔은 인기다.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등 청약자격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오피스텔은 청약에 당첨돼도 보유 주택으로 산정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대전 유성구 도안신도시에 분양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안’은 평균 222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총 392실 모집에 8만7397명이 몰렸다. 현대건설이 지난 3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내놓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역시 320실 모집에 5만7692명이 신청해 경쟁률 180 대 1을 기록했다.

다만 오피스텔은 청약할 땐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매길 땐 주택으로 간주되는 등 약점이 있다. 취득세도 아파트의 네 배인 4%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투자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매입할 땐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수요가 적은 곳은 월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