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온기 감도는데…'추락천사' 대비하는 채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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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들 상반기 정기평가서 등급전망만 하향…"2분기 실적 지켜보자"
8월 이후 등급 하향 속출 가능성…시장선 한등급 넘는 하락까지 걱정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는 7∼8월 이후에는 신용등급이 우량에서 비우량 등급으로 떨어지는 '추락천사(Fallen Angel)'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는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반영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2분기 들어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내달 회사채 정기평정 시즌 마감을 앞두고 기업별 신용등급 보고서를 최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정기 신용평가에서 부여된 기업 신용등급은 특별히 등급 변경을 초래할 만한 이슈가 없는 한 1년간 유지되는 게 보통이다. 최근 정기평가 결과가 나온 주요 기업들의 등급 변화 여부를 살펴보면 신평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및 전망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을 곧바로 낮추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경우라도 신용등급은 유지된 채 등급 전망만 하향되는 사례가 많았다.
일례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 5곳의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으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만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이밖에 숙박, 항공운송 등 코로나19로 1분기 중 피해가 가시화한 다른 업종을 평가하면서 대부분 등급을 유지한 채 등급 전망만 하향 조정했다.
주요 대기업 중 이달 들어 국내 신용평가사의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는 CJ CGV(A+→A), KCC(AA→AA-) 등 일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등급 하향을 결정하기보다는 일단 전망만 하향 조정한 채 2분기 실적과 감염병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 실적 점검이 필수인데 큰 폭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2분기 기업 실적은 8월에야 공시된다"며 "내달 말까지 끝내야 하는 올해 정기평가 등급은 감염병 확산 영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과도기적인 등급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확인된 이후에는 정기평가 결과를 1년간 유지한다는 관례를 깨고 연말까지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7∼8월 이후 신용등급 하락세가 빨라지며 회사채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업종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인 AA급"이라고 말했다.
8월 이후 신용등급이 우량에서 비우량 등급으로 떨어지는 추락천사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정부가 추락천사 기업 지원까지 포함한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회사채 시장의 냉기가 일부 가시고는 있지만, 이 같은 신용위험 불확실성은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두 달 만에 2,000선을 웃도는 등 증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차별화된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22일 연 2.17%로, 4월 말(연 2.22%)과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01%에서 0.84%로 0.17%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위험도를 가리키는 국고채와의 금리 차이는 1.21%포인트에서 1.3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김기명 연구원은 "회사채 투자자들이 향후 기업 신용등급이 한 등급 이상으로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려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8월 이후 등급 하향 속출 가능성…시장선 한등급 넘는 하락까지 걱정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는 7∼8월 이후에는 신용등급이 우량에서 비우량 등급으로 떨어지는 '추락천사(Fallen Angel)'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는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반영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2분기 들어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내달 회사채 정기평정 시즌 마감을 앞두고 기업별 신용등급 보고서를 최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정기 신용평가에서 부여된 기업 신용등급은 특별히 등급 변경을 초래할 만한 이슈가 없는 한 1년간 유지되는 게 보통이다. 최근 정기평가 결과가 나온 주요 기업들의 등급 변화 여부를 살펴보면 신평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및 전망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을 곧바로 낮추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경우라도 신용등급은 유지된 채 등급 전망만 하향되는 사례가 많았다.
일례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 5곳의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으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만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이밖에 숙박, 항공운송 등 코로나19로 1분기 중 피해가 가시화한 다른 업종을 평가하면서 대부분 등급을 유지한 채 등급 전망만 하향 조정했다.
주요 대기업 중 이달 들어 국내 신용평가사의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는 CJ CGV(A+→A), KCC(AA→AA-) 등 일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등급 하향을 결정하기보다는 일단 전망만 하향 조정한 채 2분기 실적과 감염병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 실적 점검이 필수인데 큰 폭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2분기 기업 실적은 8월에야 공시된다"며 "내달 말까지 끝내야 하는 올해 정기평가 등급은 감염병 확산 영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과도기적인 등급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확인된 이후에는 정기평가 결과를 1년간 유지한다는 관례를 깨고 연말까지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7∼8월 이후 신용등급 하락세가 빨라지며 회사채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업종 대부분은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인 AA급"이라고 말했다.
8월 이후 신용등급이 우량에서 비우량 등급으로 떨어지는 추락천사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정부가 추락천사 기업 지원까지 포함한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회사채 시장의 냉기가 일부 가시고는 있지만, 이 같은 신용위험 불확실성은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두 달 만에 2,000선을 웃도는 등 증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차별화된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22일 연 2.17%로, 4월 말(연 2.22%)과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01%에서 0.84%로 0.17%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위험도를 가리키는 국고채와의 금리 차이는 1.21%포인트에서 1.3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김기명 연구원은 "회사채 투자자들이 향후 기업 신용등급이 한 등급 이상으로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려가 다소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