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개발' 리병철·'포병 전문' 박정천 나란히 승진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서 군 인사…대대적 승진 통해 사기 진작 노린 듯
북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통해 단행한 군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다. 리 당 부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박 총참모장은 군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로 승진했다.

리 부위원장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의 핵심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수년간 북한의 주요 무기실험 현장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이 목격돼 그만큼 무기개발 부문의 실세임을 보여줬다. 그 때문에 2016년부터 유엔 또는 한·미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 3월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때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리 부위원장은 이런 무기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태종수를 잇는 당 군수담당 부위원장에 임명된 데 이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에도 진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중용함으로써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도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총참모장은 현직 군 수뇌부 중에서 유일하게 군 차수로 전격 승진했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지난해 9월 통상 군단장이나 총참모부 작전국장 등을 거친 정통 야전군 출신이 맡던 총참모장에 전격 임명된 데 이어 이번에도 파격 인사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인사 배경에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특설반에서 포병을 전공한 김 위원장의 '포병 중시' 방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대장으로 승진한 정경택 국가보위상(우리의 국정원장) 인사에서는 주민 통제와 체제 유지 강화 방침이 엿보인다.

노동신문이 24일 공개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사진에서는 인민보안상에서 해임된 최부일이 리 부위원장,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어 중앙군사위원 직책은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확대회의를 통해 차수 1명, 대장 1명, 상장 7명, 중장 20명, 소장 69명 등 군 조직의 대대적인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군 사기를 진작하고 무력 강화에 더 힘을 쏟도록 고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