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올해 21조9000억으로 기술 보증 확대

예비유니콘 30개社 발굴해 2000억 지원
기술보증기금(이사장 정윤모·사진)은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아 코로나19 극복과 벤처 4대 강국 실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 위기를 맞은 창업·벤처생태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경제로 옮겨가는 대전환기에 중소·벤처기업들이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벤처 4대 강국 실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힘쓰고 있다.

기보는 올해 보증 공급을 확대해 지원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소·벤처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추경 예산과 자체 재원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보다 9000억원 증가한 총 21조9000억원 이상의 보증을 공급한다. 지난 4월 27일부터 고용유지 인원 수에 따라 5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간소화된 절차에 의해 신속 지원하는 ‘창업·벤처기업 코로나19 특례보증’도 시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이 코로나19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기보는 혁신기업의 스케일업도 지원해 벤처 4대 강국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11개 중 5개(45.5%)가 기보의 기술평가보증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유니콘기업 육성을 위한 ‘예비유니콘’ 기업을 선정,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를 정규사업으로 전환했다. 예비유니콘기업 30개사를 발굴해 총 2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한다.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추진해 온 ‘강소기업’ 선정을 마무리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혁신기업이 유니콘기업에 이어 데카콘기업(100억달러 이상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으로 도약하는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기보는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스마트 기술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우수 기술기업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집중 지원한다. 특허의 등급·가치금액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평가시스템인 ‘특허자동평가시스템(KPAS)’을 개발해 특허·연구개발(R&D) 기반의 우수 기술기업 보증 지원 때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보가 축적한 기술평가 빅데이터를 학습해 기업의 기술평가 등급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기술평가 인공지능(AI) ‘KIBOT’도 개발해 하반기부터 업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보는 기술평가 데이터 및 평가시스템의 자체 활용에도 나선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 벤처캐피털(VC) 등 대외 개방을 통한 기술금융의 저변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 KPAS, KIBOT를 은행과 다른 기술평가기관에 개방해 직접 특허가치 산출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필요한 기관에 기보가 신속·저비용으로 기술가치평가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개방정책으로 은행들이 기술기업 여신심사에 직접 활용할 수 있어 지식재산(IP) 금융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보는 보고 있다. VC에도 기보가 평가한 기업의 기술평가정보를 브리프 형태로 제공해 우수 기술기업의 민간 투자 유치 및 민간 VC의 투자대상 기업 발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보는 업무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업들에 비대면·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다. 보증상담 단계에서 최적의 보증 상품을 추천해주는 ‘챗봇’을 도입해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원클릭보증’을 확대 시행한다. 종이 없는 ‘전자약정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술평가 분석정보를 보증기업에 제공하는 ‘기술평가 피드백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보증 상담부터 대출 실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언택트 기반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기보는 1989년 4월 부산에서 설립된 중기부 산하 금융공기업이다. 설립 이후 기술성과 사업성 등 미래 가치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술 중소기업에 367조원의 기술보증을 지원해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