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 떼 떠나니 섬이 살아났다…푸르름 되찾은 속초 조도

가마우지 떼가 떠나니 섬이 살아났다.

가마우지 배설물에 초토화가 됐던 강원 속초시 조도(鳥島)가 새 떼가 떠난 후 되살아나고 있다.
26일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해변 앞에 있는 조도 식생이 2년여 전부터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볼 수 있었던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했던 모습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고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던 소나무에도 푸르름이 역력하다.

섬을 점령했던 가마우지들이 사라진 후 나타난 변화다. 속초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 조도는 속초 8경 가운데 하나로, 수백 그루의 해송이 자생하는 아름다운 섬이었으나 2000년대 초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가마우지 떼에 점거당한 후 죽음의 섬으로 변했다.

독성이 강한 배설물에 울창했던 해송들이 대부분 고사하고 섬의 토양도 강한 산성으로 변해 식물이 자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속초시는 가마우지 배설물을 씻어내고자 산불진화 헬기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1천300여 그루의 해송 묘목을 다시 심는 등 섬을 살리기 위한 사업을 펼쳤으나 섬을 뒤덮은 가마우지 배설물의 독성이 워낙 심해 묘목이 대부분 고사하는 등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폐허가 되다시피 한 섬에서 살 수 없게 된 가마우지들이 다른 서식처를 찾아 떠나기 시작한 4∼5년 전부터 섬이 살아나기 시작해 가마우지가 사라진 2년여 전부터는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고사한 소나무들이 워낙 많아 섬이 울창한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속초시 조사 결과 조도에는 고사하지 않고 살아남은 해송 80여 그루와 그동안 심은 묘목 가운데 묘목 590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활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속초시 관계자는 "갯바위와 소나무를 점거했던 가마우지가 떠난 후 그동안 심었던 묘목이 1m 이상으로 자라나는 등 섬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섬이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