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가 도로 140m 구간에 횡단보도만 3개…인근에 구청장 건물

부산 한 중심가 도로의 비교적 짧은 구간에 횡단보도가 2개 있는데도 그사이에 횡단보도 1곳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 중구청은 최근 부산경찰청 교통안전심의를 거쳐 관내 대청로 한 피아노 매장과 흑교로 부평시장 5차 아케이드 앞에 횡단보도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청로 횡단보도 설치 지점 옆에는 인근 번화가인 광복로로 차량 좌회전이 가능하도록 신호체계도 바뀐다.

중구는 노약자 등 교통약자와 부평시장을 찾는 시민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대청로 해당 구간을 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신설될 횡단보도 좌우로 이미 횡단보도가 2개 있다.

기존 횡단보도 2개 사이 거리는 140m 정도다.

그 동안 이 횡단보도가 있다는 이유로 횡단보도 추가는 경찰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재선거로 당선된 최진봉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구는 횡단보도 신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진봉 구청장이 직접 발로 뛰어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보행권 중시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횡단보도 등을) 새로 설치하게 된다"고 밝혔다.

최 구청장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구민들의 소망을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잘 해결돼 기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로에 횡단보도를 추가하려고 구청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대청로 사업 구간 옆에 최 구청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소유 상가 건물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건물 근처에 횡단보도가 설치되고, 차량 좌회전 신호가 추가되면 보행자와 차량 접근성 등이 향상된다.

이 건물에는 올해 4월 재선거에서 최 구청장 선거 캠프가 있었다.

최 구청장은 중구의회 의장과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장을 지냈는데 이번 재선거에서 본인 직업을 '부동산 임대업'이라고 썼다. 중구 관계자는 "횡단보도 추가 설치 등은 보행자 편의를 위한 것"이라며 "구청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된 사안으로 특정 건물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