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문화재 지정된 계양산성…국내 첫 산성박물관 문 열어

성곽·주요시설 등 복원키로
국내서 처음으로 이달 말에 인천 계양산 자락에서 개관하는 산성박물관 전경. 계양구 제공
인천의 대표 명산인 계양산 정상부에 자리 잡은 계양산성이 지난 13일 정부로부터 국가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성곽과 주요 시설이 복원된다. 인천시 계양구는 26일 문화재청과 협의해 ‘계양산성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계양산성의 성곽과 주요 시설을 복원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보존·관리하기로 했다.

계양산성은 계양산 동쪽 봉우리에 있는 유적이다. 옛 문헌에는 삼국시대 쌓은 석성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둘레 1184m의 계양산성은 삼국시대에 한강 하류와 서해 연안을 방어하는 군사 요충지였다. 백제가 처음 성을 쌓은 이후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활용됐다. 오랜 시간에 걸친 축성 기술의 변천을 알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다.계양구는 계양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1997년부터 발굴 조사는 물론 수차례의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2012년 ‘계양산성 정비 기본 계획’을 수립해 1000여 기에 이르는 성내 분묘를 모두 이전하고 유적 내 사유지 매입도 마쳤다. 탐방로 정비와 성벽 보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계양산성 복원에 나섰다.

계양산에서 출토된 유물은 백제시대 ‘목간(木簡)’ ‘원저단경호(圓底短涇壺·둥근바닥 항아리)’ ‘인화문(印花紋·찍은 무늬)토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화살촉, 자물쇠, 쇠솥 등 다양한 금속제 유물도 출토됐다.

구는 계양산 출토유물의 보존, 계양산성에 대한 지속적인 학술조사와 세미나, 주민들의 역사교육 등을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산성박물관을 이달 말에 개관한다. 사업비 111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1999㎡)로 계양산 인근에 세웠다. 지난해 12월 건축설계와 공사를 마치고 유물전시 등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계양 산성박물관에 전시될 대표적인 유물로는 논어 글귀가 기록된 백제 한성도읍기 목간, 삼국시대의 대표적 토기인 원저단경호, 고구려 시대 지명인 ‘주부토(主夫吐)’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 토기인 인화문토기, 철제 무기 등이 있다. 계양지역 옛 지도와 지리지 등 12점의 구입 유물과 주민들이 기증한 옛 교과서 등 유물 59점도 전시할 계획이다.

박물관은 전시 이외에도 3차원(3D) 영상 등 다양한 연령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역사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