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한국판 산티아고 '청년 김대건 순례길' 만든다

7억 들여 쉼터·등산로 등 정비

총 5개 힐링 순례 코스 조성
천주교와 명품 순례길 업무협약
"종교 넘어 시민 힐링장소 육성"
은이성지 내 김가항성당 한경DB
경기 용인시가 처인구 원삼면 은이성지에서 안성시 미리내성지로 이어지는 38㎞ 구간에 ‘청년 김대건 순례길’을 정비해 관광객이 힐링할 수 있는 시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는 지역의 대표적인 천주교 유적이 밀집한 은이성지~미리내성지 간 청년 김대건 순례길을 특화 관광자원화해 세계적인 성지인 스페인 산티아고와 같은 명품 순례길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청년 김대건 순례길의 신덕고개 등산로.
백군기 시장은 “국내 가톨릭 신자가 581만 명에 달한다”며 “역사문화 및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순례길 관광 코스를 발굴해 용인 관광자원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30일 천주교 수원교구청 대강당에서 ‘명품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어 4월부터 총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은이성지 순례길 조성 실시설계를 마치고 신덕고개·망덕고개·애덕고개에 쉼터 조성 등을 비롯해 등산로 및 보도 정비를 다음달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9월부터는 ‘청년 김대건을 생각하다’ 등 역사 스토리텔링 등을 발굴해 관광객을 맞을 계획이다. 순례길은 모든 구간에 기존 등산로가 이어져 있어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간단한 정비만 하면 된다.

애덕고개 분기점에 있는 방향 표시 안내판.
순례길에는 한국 최초의 김대건 신부가 15세 때 세례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된 양지면 은이성지 등 유적지가 많다. 이곳은 또 김대건 신부가 첫 사목 생활을 한 곳으로 당시 조선 땅에서 처음으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고, 체포되고 순교하기 전 공식적으로 마지막 미사를 드린 곳이기도 하다. 안성의 미리내성지는 김대건 신부와 병오박해 때 처형된 순교자 열두 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또 이동읍 묵리~원삼면 학일리 20㎞ 구간 순례길에는 산림청에서 조성한 8만2644㎡ 규모의 석포숲도 자리하고 있다. 석포숲은 이미 나무데크와 전망대 파고라 등을 갖춘 공원으로 조성돼 자체도 뛰어난 휴식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용인시는 뛰어난 자연공간이 이어지는 은이성지~미리내성지 일대에 2.0∼12.5㎞에 이르는 다섯 개 코스의 순례길을 조성해 시민들이 사색하며 힐링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명품 순례길 5개 코스는 △은이성지길 A코스(9.8㎞: 은이성지~신덕고개~곱든고개~문수봉~애덕고개~미리내성지) △은이성지길 B코스(12.5㎞: 은이성지~신덕고개~와우정사~망덕고개~애덕고개~고초골 피정의집) △피정의길 A코스(3.6㎞: 애덕고개~문수산터널 관리소~고초골 피정의집) △피정의길 B코스(10.2km: 망덕고개~애덕고개~성모영보수녀원 피정의집) △골배마실길(2.0㎞: 골배마실 성지~칠봉산) 등이다.용인시는 명품 순례길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스탬프투어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외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들의 방문을 유도하기로 했다.

백 시장은 “은이성지~미리내성지 순례길은 용인시의 큰 유산으로 종교를 넘어서 모든 관광객이 마음의 평안을 찾는 힐링 장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