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사헬기 도입 또 지연" FT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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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잠수함 탐지 헬기 12대 도입 사업한국 해군 및 방위사업청이 총 1조원 규모로 도입하려는 해상 작전헬기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라 협상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 1조원 규모…미국·이탈리아 2파전
코로나 봉쇄 조치로 구매계약 차질
해상 작전헬기 사업은 8억달러(9907억원) 규모의 전력증강 2차 프로젝트로, 적 잠수함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군사용 헬기 12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이탈리아 방산그룹 레오나르도사와 미국 록히드마틴 간 2파전으로 진행돼 왔다. 방사청은 경쟁 입찰을 통해 대잠헬기 12대 및 무기체계, 지원 서비스 등을 납품 받을 예정이었다.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한국 군 관계자들이 두 회사를 방문해 시험 평가를 실시할 수 없게 됐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무기 및 방위 장비를 거래할 때는 전문가들이 직접 시험을 해봐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국제 거래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영국 요빌에서 대잠 헬기 ‘AW159 와일드 캣’을 만들고 있는 레오나르도는 해상 작전헬기 1차 계약 사업자다. 2018년 2차 사업 초기에도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해 낙찰 가능성이 높았으나 록히드마틴의 참여 결정 후 경쟁 입찰 방식으로 변경됐다.미국은 대외군사판매(FMS·미국 정부 대외보증판매) 형태로 록히드마틴의 ‘MH-60R 시호크’를 판매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FMS는 미국 정부가 우방국 등에 기술 보호가 필요한 자국 무기를 수출할 때 적용하는 계약 방식이다.
레오나르도의 AW-159는 대잠 작전과 병력수송, 대테러 작전 수행 등이 가능한 다목적 헬기다. 우리 해군이 이미 8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비 및 조종사 교육 등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길이 15.24m, 높이 3.73m, 최대속도 시속 264㎞, 최대 항속거리 490㎞다. 디핑 소나(dipping sonar)를 탑재하고 있다. 어뢰와 공대함 유도미사일, 12.7㎜ 기관총 등을 장착할 수 있다.록히드마틴의 MH-60 역시 다목적 헬기다. AW-159보다 훨씬 크고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다. 길이 19.76m, 높이 5.18m, 최대속도 시속 250㎞, 최대 항속거리는 1110㎞다. 디핑소나와 어뢰, 공대함 미사일, 기관총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해군과 방사청은 신형 작전헬기를 2024년까지 도입해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