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중국 예산안, 경제성장률 목표 1.8% 상정"

"코로나19 경기부양 강도, 2008년 금융위기 때 못 미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내심으로는 1.8%가량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이 발표한 2020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 정부가 3.5%로 관리 목표를 잡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더 낮게 유지된다면 실질 GDP 증가율이 조금 더 높아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5∼6%에 달하고, 올해 전체로는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펴낸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전망한 바 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중국 경제의 회복을 여전히 어렵게 하는 가운데 최근 격화 중인 미중 갈등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기술 등 분야에서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 중"이라며 "이는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에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왕 이코노미스트는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중국 정부가 공개한 경기 부양 패키지의 강도가 GDP 대비 4.8% 수준이었다면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내놓았던 2008년의 초대형 부양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과 대수만관(大水漫灌·농경지에 물을 가득 대는 것)식 유동성 공급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며 "올해 총부채 비율이 상승하겠지만 부채 위험이나 시스템적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4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