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 터졌다…67명 코로나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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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신규 확진자 49일 만에 최다국내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물류센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66명 확인된 데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여러 명이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추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첫 확진자
'이태원發 감염' 부천 뷔페 방문
마켓컬리 확진자, 쿠팡 환자와
함께 차 타고 대전에 다녀와
쿠팡發 코로나 66명으로 늘어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6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40명 발생해 전체 환자는 1만1265명이라고 27일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가 4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8일(53명) 이후 49일 만이다.
경기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이곳과 관련한 확진자는 27일 오후 6시 기준 66명이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21명, 서울 15명이다.부천시에서 쿠팡 관련 검사 대상으로 확인한 인원은 4015명이다. 이들 중 27일 오전까지 1920명이 검사를 받았다. 같은 시간 쿠팡 관련 확진자가 36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양성률은 1.9%에 이른다. 무증상 확진자는 20% 정도다.
이곳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된 것은 지난 23일이다. 이태원 클럽을 통한 전파장소 중 한 곳인 부천 뷔페음식점 라온파티에서 열린 돌잔치에 참석했던 직원이다. 이 확진자는 지난 13일 처음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다른 추가 감염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부천지역에서 다른 유행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확진자가 늘어난 이유다.마켓컬리 물류센터서도 확진
방역당국은 구내식당, 흡연실, 셔틀버스, 작업장 등을 통해 광범위한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파악했다. 식사 흡연 등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물류센터의 특성도 코로나19 확산에 한몫한 것으로 추정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온도가 낮아 감염자가 열이 나도 알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켓컬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했던 직원이다. 이 직원은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 1명과 함께 23일 승용차를 타고 대전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확진자가 일하던 상온1센터는 바나나 등을 보관하는 곳이다. 접촉 가능성이 높은 직원은 전수조사하고 있다. 이곳의 물품은 27일 하루 출고하지 않을 계획이다.
쿠팡은 하루 200만 건, 마켓컬리는 5만 건 넘는 주문량을 처리하고 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는 168개 센터 중 비교적 규모가 큰 곳으로 알려졌다. 쿠팡 관계자는 “부천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다른 물류센터에서 같은 상품을 배송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물류센터에 제품이 부족하면 바로 배송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며 “최대한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27일 낮 12시 기준 259명이다. 원어성경연구회를 통한 확진자도 12명으로 늘었다.
MIS 의심환자 중 1명 필리핀 체류
이날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신고된 두 건의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IS·어린이 괴질) 의심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25일 신고된 환자는 11세 남자아이와 4세 여자아이다. 11세 남자아이는 올해 1~3월 필리핀에 체류한 뒤 4월 말 처음 증상을 호소했다. 치료를 받고 회복돼 퇴원했다.
4세 여자아이는 5월 중순 증상이 시작돼 아직 치료받고 있다. 많이 회복된 상태로 퇴원을 앞두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두 명 모두 발열, 발진, 충혈, 복통 등 가와사키병 범위에 들어가는 임상 양상을 보였다”며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통해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고 했다.방역당국은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 항체검사를 하고 있다. 항체검사를 끝낸 뒤 전문가 검토를 거쳐 MIS에 해당하는지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지현/노유정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