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유인 캡슐 '사고' 확률 270분의 1 기준 충족

우주왕복선 이후 첫 새 유인 우주선 안전도 관심 집중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 첫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은 얼마나 안전할까?
우주 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비행사의 생명과 직결되는 우주선 개발을 민간기업에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61년 5월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를 싣고 15분간 첫 우주 비행을 한 종(鐘) 모양의 '머큐리' 캡슐을 시작으로 제미니, 아폴로, 우주왕복선 등 4개의 유인 우주선은 모두 NASA가 직접 제작해 운용했다.

우주왕복선의 첫 시험비행 이후 39년 만에 이뤄지는 새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대한 검증은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이라는 점 때문에 더 철저한 검증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발사 준비 검토에서 크루 드래건의 최종 테스트 격인 '데모-2' 비행 중 우주비행사를 잃을 확률은 276분의 1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우주비행사 민간수송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을 시작하면서 제시된 기준(270분의 1)을 웃도는 것이다.

NASA는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계획된 대로 도착하지 못하는 등 차질을 빚어 '데모-2' 임무 수행에 실패할 확률은 60분의 1로 추산했다.

우주왕복선의 경우 총 135차례 비행 임무 중 챌린저호 폭발 등 2건의 참사가 발생해 임무 실패율이 68분의 1에 달했다. 크루 드래건은 사실 2012년부터 ISS에 우주 화물을 운송해온 무인 캡슐 '드래건'을 우주비행사가 탈 수 있는 유인 우주선으로 개량한 것이다.

기본 모델은 '실전'에서 이미 검증이 된 셈으로 무인 시험비행 없이 첫 유인 비행을 감행한 컬럼비아호 때보다는 안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크루 드래건은 지난해 5월 무인 시험비행(데모-1)을 마친 뒤 지상에서 비상 탈출 시스템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 문제는 올해 1월 무인 발사를 통해 비상 탈출 시험에 성공함으로써 해결된 상태다. 로켓 발사나 비행 과정에서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비상 탈출 시스템이 가동돼 우주 비행사가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약 276분의 1의 위험을 안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하는 더그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도 우주왕복선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새 우주선에 대한 시험비행인 점을 고려해 NASA 우주비행사 중에서도 우주비행 경력을 가진 비행시험 조종사(test pilot) 중에서 선발했다.
크루 드래건은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가동하는 첫 우주선으로 전자동으로 작동해 우주비행사는 사고가 생겨 수동비행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모니터를 지켜보며 지상 관제실과 연락만 취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 드래건을 실어나를 팰컨9 로켓은 2010년 6월 최초로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두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5년 2.2t의 화물을 싣고 궤도로 상승하다가 폭발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발사대에 거치돼 있다가 폭발해 싣고 있던 2억달러 상당의 통신위성을 잃기도 했다.

이 두 건을 제외한 80여차례의 로켓 발사는 대부분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 비용 절감을 위해 2단으로 구성된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재활용해온 것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데모-2 비행에 사용하는 로켓은 신형이지만 1단 추진체는 대서양에 배치된 드론 선박을 이용해 회수해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크루 드래건 캡슐 역시 재활용할 예정이며, 현재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도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