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소녀의 마음은 비행기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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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한 소녀가 두 손을 모아 따가운 햇빛을 가린 채 하늘의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 곁에선 소녀의 아버지가 탐스럽게 익은 수박을 거둬들이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화창한 여름날, 비행기와 소녀와 농부는 같은 시간 같은 지역에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향해 있다. 비행기는 먼 곳으로 이동 중이고, 아이의 마음은 비행기를 따라 미지의 세계로 날아간다. 반면 농부의 몸과 마음은 온통 땅을 향해 있다.
이 사진은 중국의 사진가 추이둥화가 자신의 고향인 중국 옌지공항 인근 밭에서 촬영한 ‘하늘과 땅 사이’ 시리즈의 하나다. 추이둥화는 어린 시절 비행기를 보면 늘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비행기에 대한 동경은 새로운 일과 창작에 대한 열기로 이어졌고, 추이둥화는 중국 국전에서 수상하는 등 중국을 대표하는 젊은 사진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다른 세상에 대한 꿈을 심어줬던 비행기와 그것을 바라보는 어린이 그리고 고단한 현실을 상징하는 농부를 한 프레임에 담아낸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