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이하 237만명 오늘 등교…코로나19 확산에 학부모 노심초사

고2·중3·초1∼2·유치원생들 87일 늦게 교문 안으로 첫 발
서울·경기·경북 451개교 코로나19로 등교 연기…더 늘어날 듯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27일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이 미뤄진 지 거의 3개월 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과 경기, 경북 일부 학교와 유치원에서 등교와 등원을 미루기로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이 학교·유치원에 등교한다.애초 등교 시작일로 따지면 꼭 87일 늦게 교문 안으로 첫발을 내딛는 셈이다.

이들 학생의 등교는 20일 고3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을에 재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유치원의 교육 및 돌봄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했다.등교 학생 수를 조절하는 등의 다양한 분산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고2 이하 학생들의 등교로 지난주 고3에 더해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2,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3분의 1가량이 등교하게 된다.

진로·취업 때문에 매일 등교하는 고3과 달리 이번에는 격주제·격일제·2부제 등 학생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학교별 맞춤형 학사 운영 방식이 도입됐다.등교 첫날부터 격일제에 들어가는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등교 대신 원격 수업을 할 전망이다.

진학이 시급한 중3은 상당수 학교에서 매일 등교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격일제, 격주제, 2부제 형태로 수업하더라도 돌봄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원 인력과 공간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유치원은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고, 돌봄이 필요한 유아를 대상으로는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한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학습을 하더라도 교외 체험학습으로 보고 출석을 인정해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등교 전 시도교육청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의심 증상 학생이 발생할 경우 대응 계획, 거리 두기 조치 등 등교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그러나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등 생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워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고모(40)씨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아 딸이 걱정을 많이 하는데 왜 꼭 지금 시점에 어린 학생들을 등교시키는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등교 인원은 237만명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유치원을 포함해 서울 11개교, 경북 185개교, 경기 1개교 등 197개교가 등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탓에 밀접 접촉자 파악을 위해 등교를 연기한 곳도 있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교사, 유치원 방과후 교사 등 학생이나 교직원이 직접 코로나19에 확진돼 등교가 늦춰진 경우도 있다.

여기에다 서울 양천·은평에서도 초등학교·유치원 4곳이 등교 일정을 조정했고, 부천에서도 고3을 제외한 유치원 125곳과 초등학교 64곳, 중학교 32곳, 고등학교 28곳, 특수학교 2곳이 등교를 연기했다.

현재까지 등교 연기를 결정한 학교는 451곳으로 집계됐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현재 가동 중인 비상상황실을 통해 시도교육청 및 학교, 방역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학생이나 교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해 감염 우려가 높을 경우 선제적으로 등교수업 연기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등교수업 관련 백브리핑에서 "(등교 연기와 관련한) 기본 원칙은 학교와 교육청, 교육지원청, 교육부가 방역 당국과 함께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통제 가능성에 따라 일관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