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 자금 지원할 재단 출범…美 트럼프와 갈등 때문?

"2018년 2월부터 WHO 재단 설립 위해 노력"
코로나19에 집중한 뒤 공중 보건 분야로 '확대'
"미국 행정부 압박과는 무관" 선그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보건 활동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재단이 출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WHO에 자금 지원 중단을 밝힌 뒤 나온 소식이라 이목을 끌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기부금 조성을 위한 독립 단체인 'WHO 재단'이 설립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WHO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기부를 받지 못하는 몇 안 되는 국제기구 중 하나였다"면서 "2018년 2월부터 우리는 WHO 재단 설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 성공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는 예산의 20% 미만이 회원국의 평가 기여금인 반면, 80% 이상은 특정 프로그램에 사용하도록 엄격하게 구분된 회원국과 다른 기부자의 자발적 기여금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WHO가 자금의 80%에 대해 재량권이 거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WHO가 임무와 의무를 이행하려면 기부자의 기반을 넓히고 자금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것, 즉 보다 유연한 자금의 조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그러면서 "WHO 재단의 창설은 건강을 증진하고 취약 계층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법에 따라 설립된 독립 단체인 WHO 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재단 설립자인 토마스 첼트너 전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청장이 맡는다.

재단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지만, 향후 자금 조성과 지원 영역을 WHO의 모든 공중 보건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브리핑에 동석한 첼트너 전 청장은 "WHO의 업무는 글로벌 보건 증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WHO는 그 영향력을 강화해줄 수 있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외부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가 중국 편을 든다며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하지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WHO 재단 설립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근의 자금 이슈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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