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민주당의 '한명숙 구명 운동' 국민 우습게 보는 것"

[21대 당선인 인터뷰]
"공감 능력 떨어지는 것이 통합당의 문제"
"유승민 대선 출마 긍정적…국민적 호응 있을 것"
"한명숙 구명운동은 국민 우습게 보는 처사"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초선이지만 당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나선 정치인이 있다. '검사내전'의 저자로도 잘 알려진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당선자 이야기다.

김 당선자는 당내에서 비례대표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지역구에 나서겠다는 선언을 한 뒤 지난 4·15 총선에서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정치권에 뛰어들던 시기부터 주목을 받아온 '스타 정치인'이다. 통합당이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은 가운데 그는 이제 당 혁신을 위해, 또 민생을 위해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는 모양새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우선 당선 축하드린다. 국회에 입성한 소회를 밝혀달라.

"밖에서 생각한 것과 달리 실제로 의정활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심하다. 며칠 전부터 자다가 잠이 깨고 있다. 산적한 문제도 많고 극단적으로 여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과연 견제나 균형을 잡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그동안 주장했던 것들을 더 널리 알릴 기회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본인은 승리했지만 당은 패배했다. 총선 결과 어떻게 평가하는가.

"물론 승리할 때도 패배할 때도 있다. 다만 보통 이번 선거를 두곤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긴급재난지원금, 우리 당의 공천 실패를 참해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제 생각엔 우리당이 시대에 뒤처진 게 가장 크다고 본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무엇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 통합당이 실망을 드린게 패인이라고 본다. 패배는 쓰라리지만 새로운 변화를 하고 개혁을 하기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선거를 뛰어보니 당을 향한 지역 민심은 어떠했는가."제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보면 민주당이 우세지역이다. 지지율이 팽팽한 과정에서 예전보다 더 강화된 것은 진영 간 대립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 나이 또래나 세대 간의 이익이 아닌 상대진영에 대한 혐오가 전체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걱정스럽기도 하다. 지지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반대하는 사람에는 혐오 표현이 나오고 있어 우리 정치가 이 부분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무너진 보수진영을 재건하기 위해 어떠한 가치를 좇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보수의 가치라는 것이 어떠한 이념이나 고정된 정책이 아니다. 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쓴 책을 전체적으로 보면 보수라는 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체득하고 만들어 낸 생활양식이나 문제 해결 방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거기서 중요한 것은 변화하되 일시적인 유행이나 일시적인 사조에 의해서 잘못된 것은 막고 안정을 지켜나가자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켜나간다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변화라는 것이 주된 방향이다. 그 변화에서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보수주의다. 저희 같은 경우엔 변화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본다. 사회 개혁을 하면 보수당도 결국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변화에 대해선 적극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저희 당이 왜 그런 것들이 늦었는지 생각을 해보니 공감 능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개선을 해야겠다는 필요성과 인식이 떨어진 것 같다."▷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짧지만 그동안 정당 활동을 하며 느꼈던 문제점들은 무엇이 있겠는가.

"권위주의적이고 계파주의 정치에 매몰된 부분은 해결이 많이 됐다. 당선자들도 느낀 것은 초선, 다선 없이 동등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다선 의원들이 초선의원들을 지지해주는 것도 느껴졌다. 그 자체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꼰대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외향적인 것만 가져오려고 한다. 본질적인 것에 다가가려 하지 못한다. 당이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당은 실체가 없다. 결국 당선자 개개인이 당이라고 생각해야하고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해나가야 한다."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벌써 1호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떠한 법안인지 설명해달라.

"참여연대에서 최근에 반드시 해야 할 과제를 70개 정도 뽑았다. 그 안에는 정보경찰 폐지가 담겼다. 소위 진보 시민사회단체 11개가 모여 정보경찰폐지넷이라는 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내려온 잘못된 유습들이 형사사법 구조에 남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보경찰제도다. 예전 일제강점기 때 고등계라 하는, 독립운동가 때려잡던 사람들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도 보면 경찰청장이 정보경찰을 통해 정보를 얻고 수사를 하지 않았는가. 이 구조는 사실 전근대적인 구조다. 전 세계에 이러한 구조를 취하는 국가는 중국 정도다. 그래서 많은 단체가 정보경찰 폐지를 주장 중이다. 과거의 이 이야기를 진보진영에서 주장해왔는데 이번엔 우리당이 먼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만큼 유 의원의 대선 출마 어떻게 바라보는가.

"긍정적으로 본다.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있어 저희 당에 계신 분들이 합치가 되는 의견은 오픈 프라이머리 같은 전 국민 경선을 하자는 것이다. 구습을 벗고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후보를 만들자는 입장들이다. 그 장이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뛰어들어 경쟁을 해야한다고 본다. 유 의원의 경우에도 개혁의 아이콘이라 국민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한명숙 구명 운동'에 나섰다. 어떻게 바라보는가.

"국민이 힘을 실어주니까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검찰 수사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것 같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내세우는 것은 뇌물공여자가 쓴 진술을 내세운다. 이는 재판에서 충분히 논의가 다 되고 사법판단이 끝난 것이다. 일부 소수가 이견이 있을 뿐이다. 일부의 소수를 재심사유인 것처럼 내세우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도 재심사유인가. 누가 그걸 들고 와서 보충의견, 소수의견 있다고 하면서 재심하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는가.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사용하는 땔감으론 부적절해 보인다."

▷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통합당 내부에선 폐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는가.

"기왕 만들어진 것을 폐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공수처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금의 법이 너무 잘못됐다는 이야기다. 제 목소리가 아니고 진보진영의 거목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 말이다. 이는 대통령을 전제정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말 막강한 기구다. 다른 곳에서 수사하는 것도 뺏어서 수사할 수가 있다. 여기에 모든 의사권을 대통령이 쥐고 흔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고쳐져야 한다. 누가 되더라도 공수처에 대해선 객관적인 기관이라 생각 못 할 것이다. 검찰은 수사와 기소가 같이 있다고 분리하려 하면서 공수처는 왜 결합을 시키는가. 검찰의 결정적 문제라고 하면서 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 우선 해보자고 하는데 그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발언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제출했던 안도 있다. 그 법안 정도로 수정을 하고 나가야 공수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싶은 의정활동 분야가 있다면."법제사법위원회는 쓰지 않았다. 법사위는 한 전 총리 이야기 등 소모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다. 그리고 복지를 어떻게 확대하고 노동시장을 어떻게 개편할지에 대한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하려 한다. 국민들이 당장 닥치게 될 어려움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지 그에 대한 노력을 하려 한다."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