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티켓 9만8000원, 뮤지컬 강행 한다는 육군…결국 '국민청원'까지

육군 뮤지컬 '귀환', 강행 의지

군 복무 중인 한류 스타 아이돌 총출동
팬덤에서도 "걱정되니 하지마" 요구하지만…'강행'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
지난해 뮤지컬 '귀환' 프레스콜/사진=한경DB
육군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군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역사회 코로나 확산을 야기시킬 수 있는 국방부 제작 뮤지컬 '귀환'의 개막을 연기 또는 취소해 달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오는 6월 4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진행되는 6·25전쟁 70주년 육군 창작뮤지컬 '귀환'의 상연에 우려를 표한 것. 청원자는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상황이나 다름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클럽과 노래방, 대규모 콘서트장 등 9곳을 '고위험시설'로 분류, 방역수칙 이행을 의무화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정부기관인 국방부 산하 육군본부에서는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명분으로 당장 6월 4일부터 군뮤지컬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귀환'은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발자취에 대한 의미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군 뮤지컬이다. 특히 군 복무로 얼굴을 보기 힘든 한류 아이돌 스타들이 총출동해 지난해 초연 당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54회 전석 매진, 5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모았고, 광주, 성남, 대전 등 총 7개 지역에서 공연을 올리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올해에도 엑소의 디오(도경수)와 시우민(김민석), 인피니트 성열(이성열), 워너원 윤지성 등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아이돌 출신 병사들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VIP석의 경우 9만8000원, R석은 8만8000원, 가장 저렴한 A석은 5만5000원이다. 청원자는 "해당 공연은 한류스타 아이돌 장병을 다수 기용하였으며, 주 관객층은 학생, 외국인, 군인으로, 출연자 및 주 관객층의 면면을 놓고 본다면 일반 뮤지컬이 아닌 K-POP 공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제작사에서는 관객석 지그재그 띄어앉기, 자가문진표 작성, 마스크 착용 요청, 열 체크 등을 시행한다 발표했지만, 주 관객층을 고려했을 때 제시한 대안으로는 완벽한 감염 예방 및 대처가 불가능하여 코로나 확산의 또다른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귀환'으로 인해 해외 관객들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제작사 측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조치로 "티켓 오픈 후 모니터 및 제보 등을 통해, 티켓 수령 및 관람 안내를 악용한 다수의 부정거래, 양도 및 해외 불법 프리미엄 판매 건을 다수 확인하였고,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 우려와 명확한 관객 명부 확보의 필요성 등의 사유로 티켓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6월 16일 이후 공연은 객석 입장 시에도 티켓과 신분증, 문진표 내 예매자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렇지만 청원자는 "육군의 공지는 해외팬 대상 프리미엄 티켓 대행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대처"라고 꼬집으며 "대행 티켓은 예매부터 수령까지 한국인이 대신하고, 수령 후 외국인에게 전달해 100% 필터링이 불가능하고, 신분증을 대여해 입장할수도 있어 입국일 및 자가격리 기간을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군장병들의 단체 관람이 예정된 것에 대해 "한좌석씩 띄어앉는다고 해도 수백명의 군인이 밀폐된 공간에서 세시간 가까이 공연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은 충분하다"며 "공연 시기는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로, 실내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가운데 초여름의 날씨에 밀폐된 공간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앞서 '귀환' 공연과 관련해 육군 측은 한경닷컴에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라 6월 공연이 결정됐다"며 "아직까지 연기되거나 취소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정부의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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