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 줄여라"…은행 '콜센터'는 진화 중

선택 메뉴 줄이고, 소개 멘트 간소화
인공지능 '음성봇'으로 실시간 안내 나서
상담사 위한 검색 시스템 개선…"상담 정확성 높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한은행 콜센터 근무자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금융업계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콜센터(상담)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돈과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기 때문에 콜센터에 대한 신뢰 형성은 은행 경쟁력과 직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은행권은 긴 대기시간, 까다로운 인증 절차 등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콜센터 서비스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인공지능(AI) '챗봇'을 적극 도입하고 대기시간 단축을 위한 메뉴 간소화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또 상담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신한은행은 이달 초 음성봇을 활용해 고객상담을 지원하는 'AI 상담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상담서비스는 고객 전화 문의를 인공지능 음성봇이 응대해 대기시간 없이 필요한 내용을 바로 안내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상담사와의 연결을 원할 때는 관련 내용이 그대로 전달된다. 상담사가 바뀔 때마다 용건을 재차 말해야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은 AI상담서비스가 도입됨에 따라 상담사와의 연결 시간이 기존 2~3분에서 40초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KB국민은행은 고객들이 자주 쓰지 않는 메뉴를 없애고 안내멘트를 최소화하는 간소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ARS 메뉴를 절반 가까이 줄였고 안내멘트는 최소화했다. 여기에 2018년 출시한 비대면 전문상담 브랜드 '스타링크'를 별도의 팀으로 만들어 자산관리 등 전문 상담도 강화했다.전문 상담을 받기 위해 별도의 상담 직원과 연결해야 했던 불편을 없앤 것이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빠르고 정확한 상담 지원을 목표로 서비스를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담 업무에 필요한 상담사 검색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메뉴 간소화, 안내멘트 단축을 넘어 상담사가 고객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상담사를 위한 전용 '상담지원봇'을 올 초 도입했다. 상담지원봇은 고객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하고 채팅형태로 상담지식을 제공해 빠른 상담을 돕는다.또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인식해 관련 답변을 내놓고, 추가적인 문의를 예상해 관련 답변을 미리 제공한다. 신입 상담사도 상담지원봇을 활용하면 전문적으로 상담이 가능하다는 게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상담사 검색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상담사들의 빠른 고객 응대를 위해 자료를 표준화하고, 시스템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담사의 자료 검색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서비스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며 "응대 시간과 정확성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