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부정선거 가능한 시나리오 먼저 이야기해 달라"(종합)
입력
수정
선관위, 투·개표 시연회 열고 부정선거 주장 반박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시연회를 열고 보수 진영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선관위는 "설익은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정선거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먼저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부정선거는 기술적으로 불가능"
선관위 해명에 항의하던 기자 쫓겨나기도
투표용지 분실 등 개표 관리 부실은 사과
선관위는 28일 오후 2시 경기도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투·개표 과정을 공개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투·개표 과정을 잘 몰라서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선관위는 현장에서 서버를 포함한 선관위 통신망의 보안체계와 투표지 분류기 등 선거 장비의 작동원리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지역구 후보 4명, 비례대표 35개 정당, 선거인 수 4000명, 투표수 1000명을 가정해 사전투표 및 개표 시연을 했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개표상황표에 표기된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투표지분류기가 메인 서버와 무선통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인수 등 이미 정해져 있는 수치는 통신장치를 통해 입력하는 게 아니라 선거 전에 프로그램을 통해 입력한다. 나머지는 통신장치 연결 없이 현장에서 직접 입력한다"며 해당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투표지분류기 운용장치(노트북)에 통신장치가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관위에 납품되는 노트북에는 통신장치가 없다"며 투표지분류기와 심사계수기, 노트북을 현장에서 직접 해체해 공개했다.
투표지 QR코드에 개인정보가 담겨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선관위는 QR코드에 담겨있는 정보들을 현장에서 공개했다.또 선관위 측은 투표함 특수 봉인지를 임의로 뜯으면 특수 표식이 나타난다며 이를 시연하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은 이날 선관위 청사에 몰려와 "시연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4·15총선무효선거소송 변호인단에 속한 석동현 변호사는 청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총선무효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를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이날 시연회가 진행된 선관위 대회의실에는 신분이 확인된 기자들만 입장이 가능했다. 입구에서 기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기도 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앞장서 제기하고 있는 민경욱 의원도 시연회에 대해 "음주운전을 하고 수일 후에 검증해보겠다는 것"이라며 "투표지분류기 등을 제3자에 맡겨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시연회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제3자에 검증을 맡겨야 한다는 민경욱 의원 주장에 대해 선관위는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적법한 절차에 의해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한 선거구에서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10매 더 나온 것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로 보인다"면서 "원인을 파악하려면 해당 선거구 투표용지 전량을 확인해봐야 하는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 기자는 이 같은 선관위 해명에 항의하며 "사전투표지가 조작된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다 현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투표지분류기가 통신망에 연결되어 있어 해킹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혹만 제기하지 마시고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지 근거를 제시해 달라. 먼저 근거를 제시해주시면 확인해드리겠다. 기술적으로 장비에 연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의혹제기만 하지 않고 실제로 해킹해보라"고 했다. 투표용지 유출을 모르고 있었던 사실, 빵 상자에 투표지를 보관했던 것 등에 대해서는 "초유의 사안이라 당혹스럽다"면서 "최선의 노력을 했습니다만 개표 사무에 다소 완벽하지 못한 점도 있었고 앞으로 개선할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거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비 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