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 방송·광고계 꽉 잡았다…'미스터트롯'의 생존전략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미스터트롯' 코로나19 여파로 콘서트 지연
방송 출연으로 대중성 극대화
광고계까지 러브콜 이어져
시청률 대박·매출 상승 이끌어낸 생존전략
'미스터트롯' TOP7 /사진=TV조선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콘서트 관객들과의 만남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미스터트롯'의 생존전략이 방송, 가요, 광고계에서 놀라운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지 팬층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장기 공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불가피하게 방송 쪽으로 노선을 바꾼 결과가 인지도 상승의 뒷심으로 작용하며 광고계의 러브콜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3월 시청률 35.7%라는 대기록을 쓰며 종영한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의 인기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진·선·미 자리에 오른 임영웅, 영탁, 이찬원을 비롯해 TOP7에 포함된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물론 김경민, 신인선, 김수찬, 강태관, 황윤성, 류지광, 나태주까지 방송 내내 열렬한 사랑을 보내던 시청자들의 지지가 계속되고 있다.'미스터트롯'의 경우 방송 도중 코로나19라는 최대 난관에 부딪혔다. 앞서 시즌1인 '미스트롯' 출연자들이 전국투어를 돌며 수익을 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의 전환'이 필요했다. 당초 '미스터트롯' 역시 전국투어를 예정했지만 코로나19로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진 탓이었다.

'미스터트롯'의 첫 탈출구는 자연스레 방송이 됐다. TV조선은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의 후광 효과를 그대로 끌어와 경연 참가자들이 출연하는 스페셜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맛'을 2회 편성했다. 시청률은 역시나 대박이었다. 1회 23.9%, 2회 20%를 기록했다.

시청률 기적을 일궈낸 서혜진 PD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TOP7이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신청자들의 사연을 듣고, 신청곡을 불러주는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를 론칭했다. 이 역시 첫 방송부터 줄곧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단 한 회차도 시청률이 2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어 포맷에 변화를 줘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로 구성된 '트롯맨 F4'가 국민가수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을 다루는 '뽕숭아학당'까지 선보였다.방송가는 그야말로 '미스터트롯'에 푹 빠졌다. TV조선 외에도 경연 참가자들은 JTBC '아는형님', MBC '라디오스타', KBS2 '불후의 명곡', KBS1 '아침마당',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대한외국인'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접수하고 있다. 매번 높은 시청률은 따놓은 당상이고, 포털사이트까지 점령하며 변함없는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전국 투어 일정은 코로나19로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방송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효과는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이는 '미스트롯'과 견주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이전 '미스트롯'의 경우 프로그램 종영 이후 바로 전국투어에 돌입해 팬층을 두텁게 만드는 데에는 적합했지만 출연자들의 인지도를 길게 끌고가는 측면에서는 의문점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중화 전략이 아니었던 탓에 일부 상위권 출연자들을 제외하고는 인지도의 생명력이 짧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은 인지도가 최고를 찍은 시점부터 부지런히 관련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TV조선이 제작한 프로그램 외에 주요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 생명력을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미스터트롯' 경연곡은 물론 '사랑의 콜센타'에서 부른 노래들까지 음원으로 선보이며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임영웅, 이찬원 /사진=세정, KGC인삼공사 제공
이 같은 대중화 전략은 광고계 영향력으로까지 이어졌다. '미스터트롯' 진 임영웅은 매일유업, 한국야쿠르트, 웰메이드, 리즈케이, 청호나이스, 청년피자, 쌍용차 렉스턴에 임플란트, 건강식품까지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모든 업종을 아우르는 러브콜 대상 1순위가 됐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연령층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중이기에 매출 증가 효과도 상당했다.

웰메이드 광고 영상에서 임영웅이 입은 '스트라이프 린넨 셔츠'는 3주간 판매량이 영상 노출 전보다 510%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역시 이달 22일까지 임영웅이 광고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4 렉스턴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53%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막걸리 한잔'을 불러 큰 사랑을 받았던 영탁은 예천양조와 모델 계약을 맺어 본인의 이름이 붙은 '영탁 생막걸리'가 출시되기도 했다. 또 이찬원은 정관장 굿베이스, 장민호는 일동후디스의 성인건강영양식, 나태주는 전자랜드, 남승민은 맥콜의 광고모델이 됐다.

광고 업계에 적극적으로 아티스트를 어필하는 팬들의 '역 러브콜' 역시 인상적이다. '미스터트롯' 팬들은 가상 광고나 '합성 짤' 영상 등을 만들어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해당 브랜드의 광고 모델이 된 듯한 포스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팬들의 염원이 모여 광고모델이 된 경우도 있어 이러한 팬 행동은 더욱 흥미롭다. 앞서 임영웅은 평소 매일유업의 컵커피 '바리스타룰스'를 좋아하는 그에게 팬들이 매일유업 모델을 추천해 회사와 광고모델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영웅과 같은 제2의 사례가 또 나올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물론 콘서트, 행사가 어려운 현재의 상황이 각 아티스트에게 가히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차선의 방법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낸 '미스터트롯'의 생존전략은 코로나19 속 눈여겨 볼 사례임이 분명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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