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국내 도입…"입원기간 단축·의료자원 효율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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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없는 상황서 '이득'이 크다고 판단…위중 환자에 확실한 효과 확인 안 된 점은 한계
환자 회복 기간 단축으로 의료자원 효율적 배분 기대
식약처 검토 후 길리어드 코리아에 '수입 명령'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도입된다.간 기능 이상, 구토, 호흡부전 등 부작용 논란이 있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약물 사용의 '이득'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최근에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 역시 방역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국내 도입 후 코로나19 환자의 회복을 앞당겨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활용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길리어드 코리아에 '수입 명령' 예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에서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신청하겠다고 밝히고 후속 절차를 준비 중이다.
식약처는 질본의 특례수입 요청을 받으면 '질병관리분과위원회'를 열어 해당 의약품의 수입이 적절한지 살펴본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그룹에서 충분한 자문을 거친 만큼 무리 없이 허가받을 것으로 보인다.이후에는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한국법인인 길리어드사이언스 코리아에 수입 명령을 내린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코리아는 본사의 재고 물량 등을 파악하고, 국내에서는 질본과 공급 시기, 필요한 물량 등을 논의해 들여오게 된다.
이후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 위주로 공급될 전망이다.그동안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이 진행됐던 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등에서만 쓸 수 있었다.
길리어드 한국법인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본사와 협조할 계획"이라며 "우선 수입 명령이 나오면 우리나라에 언제까지 얼마 만큼의 물량이 필요한지 등을 정부와 논의해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 "회복 기간 단축되면 의료자원 그만큼 여유로워져"
방역당국의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신청 결정에는 최근 발표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 결과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NIH가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했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7.1%, 위약 투여군에서 11.9%로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단축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환자가 빠르게 회복해 신속하게 퇴원할수록 추가 병상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의료자원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임상에 참여한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는 "회복 기간이 나흘 단축되면 인공호흡기나 중환자 병상,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더 많아지는 효과를 낸다"며 "의료 시설, 기구 등이 절실히 필요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다만 국내에서 렘데시비르가 실제 쓰이려면 적절한 물량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길리어드사이언스 본사에서 유통량을 조절하는 만큼 얼마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제약사 등과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볼라 치료제로도 허가받지 못한 약…코로나19로 '날개'
렘데시비르는 애초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던 항바이러스제다.
제조사인 길리어드는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만든 제약사로 유명하다.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종 임상시험에 실패하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공식 허가를 받진 못했다.
임상시험에 실패한 후 퇴출되는 듯했던 렘데시비르는 올해 1월 길리어드가 미·중 의료진과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간 수치 상승 등 간 기능 저해, 구토, 호흡부전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지만, 약물 사용으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증 환자의 회복을 돕고 사망률을 떨어뜨릴 만한 의약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우리보다 앞선 이달 초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중한 환자에게서는 확실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NIH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환자가 산소호흡기를 장착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지기 전에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엄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상황에서는 약물 사용의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중증 이상의 위중 환자에게 처방했을 때의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환자 회복 기간 단축으로 의료자원 효율적 배분 기대
식약처 검토 후 길리어드 코리아에 '수입 명령'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도입된다.간 기능 이상, 구토, 호흡부전 등 부작용 논란이 있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약물 사용의 '이득'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최근에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 역시 방역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국내 도입 후 코로나19 환자의 회복을 앞당겨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활용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길리어드 코리아에 '수입 명령' 예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에서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신청하겠다고 밝히고 후속 절차를 준비 중이다.
식약처는 질본의 특례수입 요청을 받으면 '질병관리분과위원회'를 열어 해당 의약품의 수입이 적절한지 살펴본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그룹에서 충분한 자문을 거친 만큼 무리 없이 허가받을 것으로 보인다.이후에는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한국법인인 길리어드사이언스 코리아에 수입 명령을 내린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코리아는 본사의 재고 물량 등을 파악하고, 국내에서는 질본과 공급 시기, 필요한 물량 등을 논의해 들여오게 된다.
이후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 위주로 공급될 전망이다.그동안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이 진행됐던 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등에서만 쓸 수 있었다.
길리어드 한국법인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본사와 협조할 계획"이라며 "우선 수입 명령이 나오면 우리나라에 언제까지 얼마 만큼의 물량이 필요한지 등을 정부와 논의해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 "회복 기간 단축되면 의료자원 그만큼 여유로워져"
방역당국의 렘데시비르 특례수입 신청 결정에는 최근 발표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 결과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NIH가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했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7.1%, 위약 투여군에서 11.9%로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단축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환자가 빠르게 회복해 신속하게 퇴원할수록 추가 병상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의료자원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임상에 참여한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는 "회복 기간이 나흘 단축되면 인공호흡기나 중환자 병상,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더 많아지는 효과를 낸다"며 "의료 시설, 기구 등이 절실히 필요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다만 국내에서 렘데시비르가 실제 쓰이려면 적절한 물량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길리어드사이언스 본사에서 유통량을 조절하는 만큼 얼마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제약사 등과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볼라 치료제로도 허가받지 못한 약…코로나19로 '날개'
렘데시비르는 애초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던 항바이러스제다.
제조사인 길리어드는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만든 제약사로 유명하다.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종 임상시험에 실패하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공식 허가를 받진 못했다.
임상시험에 실패한 후 퇴출되는 듯했던 렘데시비르는 올해 1월 길리어드가 미·중 의료진과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간 수치 상승 등 간 기능 저해, 구토, 호흡부전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지만, 약물 사용으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증 환자의 회복을 돕고 사망률을 떨어뜨릴 만한 의약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우리보다 앞선 이달 초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중한 환자에게서는 확실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NIH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환자가 산소호흡기를 장착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지기 전에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엄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상황에서는 약물 사용의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중증 이상의 위중 환자에게 처방했을 때의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