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화장에 범벅된 마스크…'픽서' 올 여름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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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크업 고정하는 픽서 판매 인기직장인 김희경(32) 씨는 요즘 점심을 먹으러 갈 때마다 파우치를 챙긴다. 밥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 얼굴에 마스크 자국이 허옇게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 이른 더위에 마스크 안쪽 땀+화장 범벅
▽ 코로나 지속에 역대급 폭염 '픽서' 인기
밥 먹기 전후로 수정화장을 하지만, 마스크는 땀과 파운데이션이 겹겹이 묻어나 금세 찝찝해진다. 퇴근길 그는 메이크업 픽서를 사기 위해 가까운 헬스&뷰티(H&B) 스토어를 찾았다. 올해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철 많이 사용되는 메이크업 픽서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26일까지 메이크업 픽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김씨의 경우처럼 마스크 안쪽면에 땀에 녹은 화장이 묻어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화장이 잦은 여성의 경우, 땀과 화장품으로 지저분해진 마스크를 또 사용하기도 부담스럽고, 마스크 소비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때 유용한 제품이 메이크업 픽서다.
픽서는 메이크업 완성 후 얼굴에 분사하면 메이크업을 고정해주는 제품이다. 땀에 메이크업이 번지는 일을 막는다.
더운 날씨도 픽서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 지역 기온은 29.7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6일 서울 지역 낮 최고 기온은 27.6℃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여기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본격 시행됐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부터 지하철에 이어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버스 및 택시기사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에 대해선 승차 제한 또는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7일부턴 국내·국제선 항공기 승객의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됐다.
이에 앞으로도 메이크업 픽서 판매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확산돼 마스크 착용을 이어가야 하는 가운데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예고돼서다.
최근 폭염연구센터는 올 여름 폭염 전망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50% 이상"이라며 "폭염 발생 일수가 증가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또 기상청은 올 여름부터 폭염 특보 기준을 체감온도가 33도로 예측될 때로 변경했다. 그간 일 최고기온 33도를 기준으로 발령했지만, 해당 온도보다 낮아도 습도가 높을 경우 온열환자가 발생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생하는 일수는 기존 연평균 16.2일에서 19.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