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에 놀라고, 온라인에 당황하고…'삼성 불 싸트'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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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GSAT 치러져올해 상반기 삼성그룹의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30일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GSAT은 이날 오전 9시와 오후 2시, 31일에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이틀에 걸쳐 총 4차례 치러질 예정이다.
응시자 인터뷰해보니 "첫 온라인 방식 당황"
소금물 응용, 마주오는 기차, 연회비 문제 등 출제
GSAT는 '삼성맨'이 되기 위한 중요 관문 중 하나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삼성고시'라고 불린다. 한경닷컴이 이날 시험을 치른 다수 응시생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를 종합하면, 문제 난이도는 예년에 비해 크게 어렵진 않았지만 유례없던 시험 방식에 당황스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험 시간 총 두 시간 중 한 시간은 온전히 온라인 시험 '준비'에만 쓰였다. 시험 과목은 수리논리(20문항/30분), 추리(30문항/30분)으로 네 과목이던 종전과 달리 두 과목으로 종목과 소요시간이 줄었다. 시험 4차례는 모두 문제가 다르게 출제되며 모두 객관식 문항이다.
전반적 난이도는 수리 영역이 추리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리 영역에서 응용수리 난이도가 매우 어렵게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이라 자료 해석이 한 눈에 안 들어왔다는 평도 나왔다. 한 페이지에 문제가 하나 있는게 아니라 두 개씩 있기도 해 자료 해석에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소금물 응용, 마주오는 기차, 연회비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다.
추리 영역 역시 문제유행별 문제 개수가 기존 출제방식과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난이도가 어렵다고 평가받는 조건추리 영역 문제가 다수 출제됐으며, 지문을 읽고 푸는 문제는 한 문제만 출시됐다. 수험생들은 문제 유출 방지를 위해 시험 종료 후 문제풀이와 답 등을 적은 A4 용지를 촬영해 삼성 측에 제출했다.취업준비생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수리영역 앞 부분의 응용계산이 어려웠다" "시중 모의 GSAT로 준비했었는데 아무런 소용 없었다" "올해는 '불 싸트(GSAT)'가 될 것" "온라인이라 난이도는 10점 만점에 10점" 등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첫 온라인 시험인 만큼 삼성도 준비에 힘을 쏟은 게 느껴졌다. 시험 도중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머가 있었고, 문제 풀이에 용이하게 확대 및 축소도 가능했다. 감독관들은 PC 및 모바일 미작동시 취해야 하는 방법 등을 상세히 안내했다. 온라인 시험지 오른쪽엔 OMR 답안지를 배치했다. 마치 지면 시험처럼 앞뒤 문제를 오가며 볼 수 있게 페이지를 자유롭게 건너뛸 수 있게 했다.
앞서 삼성은 최근 이번 시험을 위해 응시자들에 응시자 유의사항과 문제풀이 용지, 휴대전화 거치대, 신분증을 넣을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커버 등을 우편으로 시험 키트를 배부했으며 지난 26일엔 온라인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수험생들은 각자 정해진 시험 시작 시각 이전까지 삼성이 준비한 응시 프로그램에 접속해 예비소집일 당시 알렸던 시험 응시 장소와 동일하게 시험을 치뤄야 한다. 수험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 등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하고, 감독관이 원격으로 응시자의 모습을 확인한다.
삼성 측은 사상 처음 온라인 시험인 만큼 응시자의 대리시험 및 부정행위 방지에 촉각을 기울였다. 삼성은 발생 가능한 커닝 수단을 막기 위해 미리 테스트를 해봤다. 본시험 전에 삼성 직원들이 직접 커닝 시도를 해보고, 감독관은 실제로 이를 적발해보는 연습을 진행한 것이다. (관련 기사: [단독] '첫 온라인 GSAT' 삼성, 모의테스트서 "커닝해봐라" 참고)
본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삼성은 시험이 끝난 후에도 응시자 문제풀이 과정을 녹화본으로 재확인하고,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해 약식 확인도 거칠 예정이다.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응시자는 시험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향후 5년간 응시를 제한한다.GSAT에 합격한 수험생들은 다음달 면접(임원면접·직무역량면접·창의성면접)과 건강검진 등을 거쳐 신입사원으로 최종 선발되면 오는 7~8월 입사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