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플로이드 시위 격화에 육군헌병 투입 준비

노스캐롤라이나·뉴욕 주에 대기 명령
약 800명이 미니애폴리스 투입될 예정
트럼프, 전날 국방부 장관에 병력 지원 요청

미국 국방부가 흑인 플로이드 관련 시위 격화로 정규군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무장 흑인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일로 촉발된 시위가 폭력 사태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날 국방부는 시위가 시작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파견을 준비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포트브래그 기지, 뉴욕 주의 포트드럼 기지 소속 병사들은 호출 시 4시간 안에 파견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콜로라도 주의 포트카슨 기지, 캔자스주 포트라일리 기지 병사들도 24시간 내 파견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것을 요청받았다.

AP는 파견 지시를 받으면 병력 약 800명이 미니애폴리스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국방부의 대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화 통화로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미니애폴리스 시위에 따른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병력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 시위가 계속 통제 불능 상태로 비화하면 군을 신속히 파견하는 옵션을 요청했다. 이는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해 군부대가 파견되는 것이다.

해당 법은 미국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를 파견하는 것이 골자로,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당시 마지막으로 사용된 바 있다.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지난 25일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지자 이튿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한 항의 시위는 10여개 도시로 퍼졌다. 시위는 경찰서 방화, 총격을 동반한 유혈·폭력 사태로 비화하면서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미네소타주는 지난 28일 비상사태를 선포,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지역 방위를 위해 운용되는 주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