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기대작 줄취소…공연계 '망연자실'

'지젤' '제의' 등 국공립 공연 무산
'모차르트!' '귀환'은 개막 늦춰
공연 재개에 나섰던 국공립 공연장·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이들이 5월 말~6월 중순에 무대에 올리려고 준비했던 주력 작품이 지난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수도권 공공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권고’에 따라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국공립 공연장에 올리려던 민간 대관 공연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공연 시장 침체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오는 14일까지 국립중앙극장과 국립국악원 등 4개 국립 공연장, 국립발레단 등 7개 국립 단체의 공연을 취소 또는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시 산하 시설인 세종문화회관, 경기도 소속의 경기아트센터 등도 기획 공연을 멈췄다.세종문화회관은 재개작으로 내걸었던 ‘김덕수전(사진)’을 당초 5월 28~31일 세종M씨어터에서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8일 단 하루만 대면 공연을 열었고, 29일엔 무관중 온라인 중계를 했으며, 30일과 31일 공연은 취소했다. 오는 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뮤지컬 대작 ‘모차르트!’는 14일까지 잡힌 6회차 공연을 취소했다. 개막일은 16일로 조정됐다. 민간 기획사인 EMK뮤지컬컴퍼니 작품이지만, 공공시설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공연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

국립발레단은 10~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2020년 시즌 첫 정기공연 ‘지젤’을 잠정 연기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관객과 다시 만날 무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공연이 잠정 연기돼 안타깝다”며 “이후 재개 여부와 일정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다시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말부터 시동을 걸었던 국내 오케스트라들의 ‘대면 음악회’도 줄줄이 무산됐다. 지난 30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말러’ 공연이 열리지 못한 데 이어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낭만의 해석 Ⅰ’도 취소됐다.국립무용단이 5~7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제의’도 취소됐다. 경기아트센터는 4일 열릴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하는 11시의 클래식’ 공연을 연기했다. 정동극장은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이던 뮤지컬 ‘아랑가’ 공연을 14일까지 중단한다. 국립극단도 지난 22일부터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오르던 청소년극 ‘영지’ 공연을 종영일인 14일까지 취소했다. 대신 1일과 4, 5일 무관중으로 온라인 공연을 한다. 육군이 기획한 뮤지컬 ‘귀환’의 개막도 4일에서 16일로 연기됐다.

김희경/오현우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