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메일 실수' 유니클로 韓 대표 교체됐다

▽ 배우진 대표 연임 6개월 만에 교체
▽ 신임 대표는 정현석 롯데몰 동부산점장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실적 부진 속 구조조정 논란이 일었던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대표가 교체됐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실적 부진 속 인력 구조조정 논란이 인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대표가 교체됐다.

1일 롯데그룹과 에프알엘코리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에프알엘코리아 이사회에서 정현석 롯데쇼핑 상무(롯데몰 동부산점장)가 에프알엘코리아의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 기존에 에프알엘코리아를 이끌던 배우진 대표(상무)는 쇼핑HQ(헤드쿼터) 기획전략본부의 한 프로젝트 팀장을 맡게 됐다. 배 전 대표는 2018년 12월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로 선임된 후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에도 2020년 정기 인사에서 연임했으나 연임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지분 51%)과 한국 롯데쇼핑(49%)이 주주다. 이에 에프알엘코리아의 대표이사도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에서 각각 1명씩 공동대표로 구성한다.

배 전 대표는 지난 4월 구조조정 관련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파문이 인 바 있다. 당시 배 대표는 실수로 이메일을 당초 수신자인 인사 부문장 뿐 아니라 전 직원에게 회신했다.이메일에서 배 전 대표는 올해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왜 42명으로 늘었는지와 관련해 "회장님의 질문이 있었다"며 "(회장님께)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 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일제 불매운동 여파로 18억원의 손실을 내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연간 매출도 31% 급감한 9749억원에 그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에 미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소비자들이 급감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매장의 폐점 소식도 잇따랐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지유(GU)도 한국 진출 2년 만인 오는 8월 철수한다.

에프알엘코리아를 새로 이끌게 된 정 대표는 1975년생으로 코로나19 위기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속 브랜드의 재정비란 숙제를 안게 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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