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發 집단감염에 고개 드는 '언택트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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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언택트(비대면)’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교육, 소비, 여가 등 다방면에서 생활 습관을 바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성장 기업을 판가름할 때도 언택트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런 언택트 대세론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쿠팡, 마켓컬리 등 물류업체발(發)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배달을 통한 소비생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이른바 언택트 위기다. 외출을 자제하는 생활이 이어지고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며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질병의 거점 역할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언택트 시대가 ‘뉴노멀(새로운 질서)’로 자리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세가 다시 ‘콘택트(대면)’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소비자의 재빠른 행동 변화가 이를 방증했다. 1일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말 언택트가 콘택트보다 안전한가?’ 보고서에서 결제대금 변화를 통해 소비 패턴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5월 28일)에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기업 결제대금이 전주 대비 17% 증가했다.

이후 30일까지 6%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 영향으로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지난달 29일에만 각각 3.69%, 1.71% 올랐다. 반면, 쓱닷컴은 경쟁사인 쿠팡과 마켓컬리보다 결제대금 증가율이 높았지만 반사이익의 수준은 아니었다. 박 연구원은 “기존에 시장에서 생각해 온 언택트 대세론에 의문을 드리우는 결과”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소비자 인식의 구조적 변화 때문인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공급 능력이 축소됐기 때문인지 아직은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증권업계에서는 한 번 바뀐 소비 습관이 다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란 예상과 함께 코로나19 이후에도 언택트 소비는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언택트와 콘택트를 비교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는 보고서가 발간되는 등 시장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언택트 대세론에 대해 다시 생각할 때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