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카타르서 LNG선 23조 수주…100척 이상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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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카타르와 사상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건조 계약을 맺었다. 최근 수년간 ‘수주 절벽’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빅3' 최소 40척씩 가져갈 듯
온라인 서명식…성윤모 장관 "오랜 신뢰가 만든 쾌거"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1일 한국의 조선 3사와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QP는 2027년까지 국내 조선 3사로부터 100척 이상의 LNG선을 공급받을 예정이다.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국내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상 대규모 선박 발주에 앞서 선박 건조를 위한 슬롯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국내 조선 3사가 각각 40척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화상으로 열린 협약식에는 사드 알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알카아비 장관은 서명식에서 “한국 3대 조선사와 체결한 계약은 북부유전 확장 사업에 대한 카타르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 장관은 “오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카타르가 오랫동안 구축한 상호 신뢰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국제 경쟁입찰에서 LNG선 물량 대부분을 싹쓸이했다”고 말했다.韓, 압도적 기술로 LNG선 싹쓸이…K조선 '부활 신호탄'
수주가뭄 해소…7년간 일감 확보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24조원 규모의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사진)선 프로젝트를 따내며 다시 한 번 ‘LNG선 초격차’를 증명했다. 지난 몇 년간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조선사들은 이번 계약으로 2027년까지 먹거리를 확보하게 됐다.
카타르는 몇 년 전부터 세계 최대 규모 LNG 프로젝트를 추진해 조선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LNG 생산량을 2027년까지 연간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LNG 증산은 곧 대규모 운반선 발주로 이어진다. QP는 LNG 운반선도 74척에서 190척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QP는 지난 4월 중국 후둥중화조선과 옵션 포함 총 16척의 LNG 운반선 발주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조선업계를 놀라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선박 발주가 뚝 끊어진 가운데 LNG선마저 중국에 뺏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하지만 조선업계는 나머지 물량을 싹쓸이 수주하며 기술 우위를 증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가 최대 고객인 중국의 눈치를 봐서 일부를 떼어준 것”이라며 “LNG선은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한국 업체들에 나머지 물량을 모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3사는 최대 120척으로 예상되는 LNG선 물량 중 각각 40척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약 2억달러(약 2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에 비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조선 빅3는 2004년에도 이후 4년간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 53척을 싹쓸이하며 초호황의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슬롯 계약의 절반만 수주해도 2000년대 중반 초호황 시절과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러시아 북극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LNG선 수주 소식도 조만간 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한국 조선사의 LNG선 릴레이 수주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