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당 문앞서 QR코드 '삑'…"편하지만 고령층은 도움 필요"

전자출입명부 시범 운영…2초면 인증 끝나 손으로 쓸 때보다 시간 단축
"삑, 인증되었습니다."2일 오후 2시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신천동성당. 출입구 앞에 놓인 태블릿PC 카메라에 QR코드를 띄운 스마트폰 화면을 가져다 대니 약 2초 후 출입 인증이 됐다는 안내음이 들려왔다.

신천동 성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17개 시설 중 한 곳이다.

헌팅포차 등 집단감염 우려가 큰 고위험시설은 이달 10일부터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교회·성당·사찰 등 종교 시설, 영화관 등은 자율 도입 대상이다.

이날 실제로 QR코드를 사용해 전자출입명부 인증을 해 보니 출입자 명단과 연락처를 수기로 적는 기존 방식보다 출입 절차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됐다.

기존에는 한 사람당 5∼10초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신천동성당 신모 사무장은 "신도가 가장 많이 몰리는 일요일 오전 대미사 때는 300여명이 한 번에 입장하느라 출입자 명부 작성도 번거로운 일이었는데, QR코드 사용으로 시간이 훨씬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휴대전화 화면에 QR코드를 띄우는 방법이 직관적이지는 않아 전자기기 사용이 쉽지 않은 고령층 등이 출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장 시마다 네이버 등 QR코드 발급회사 앱을 실행하고, 다시 메뉴 화면에 들어가 QR체크인 버튼을 눌러야만 일회용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신 사무장은 "신도 전원에게 전자출입명부 인증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안내문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했고, 현장에서도 출입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 없도록 봉사자들이 도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중앙성결교회도 이날부터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조문섭 교육부목사가 교회 식당 앞에 설치된 QR코드 인식기 카메라에 발급받은 QR코드를 대자 삑 소리를 내며 출입 내역이 등록됐다.

이 교회 황영희(54) 전도사는 "발급받은 QR코드를 대면 바로 등록되니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며 "교회에 오는 성도마다 QR코드를 발급받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용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

중앙성결교회를 30년 다닌 박선희(58) 전도사는 "QR코드를 발급받는 과정이 너무 길고 불편하게 느껴졌다"며 "60대 이상의 교인들에게는 사용이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며 걱정했다.

전자출입명부에는 출입자의 이름과 연락처, 시설명과 출입시간 등 방역에 필요한 개인정보와 방문기록이 암호화돼 저장된다.정부는 이 정보를 QR코드 발급회사와 공공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에서 분산 관리하다가 집단감염 발생 등 방역에 필요한 경우에만 두 정보를 합쳐 이용자를 식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