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등 백제 유적 정비·복원…역사문화 특화도시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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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서울 송파구가 역사문화 도시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송파구 풍납동 일대가 강남 3구 중 처음으로 ‘서울형 도시재생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송파지역에서 번성했던 백제 문화와 유적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 날개를 달았다. 송파구는 올해부터 5년간 도시재생사업에 200억원, 문화재복원정비사업에 118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백제의 혼과 숨결 살아 숨 쉬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일대 도시재생 본격화
업그레이드된 한성백제문화제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
삼표공장 부지에 2만㎡ 규모 역사공원송파구의 도시재생사업 핵심 사업 중 하나는 백제역사문화 체험마을 조성이다. 천호역과 풍납전통시장, 백제문화공원을 역사문화특화거리로 조성한다. 여기에는 백제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송파구는 역사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을기업’을 연계하기로 했다. 마을기업은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벌여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주민커뮤니티센터를 통해 마을기업과 지역주민 교육사업을 구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약 500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고, 연간 22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한 해 130억여원의 소비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송파구는 풍납동 토성 복원·정비사업도 하고 있다. 풍납동 토성의 서쪽 성벽과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판 곳)를 중심으로 한다. 서성벽이 있는 삼표산업 풍납레미콘공장은 2만㎡ 규모의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송파구와 삼표산업은 풍납공장 보상 문제를 놓고 2003년부터 오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초 대법원에서 풍납공장의 강제 수용을 확정하고, 지난 1월 공장 부지 소유권이 송파구로 넘어오면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송파구는 풍납공장에 있는 서성벽을 복원하고, 산책로 등 주민편의시설을 갖춰 마을 경관과 주민생활 편의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서성벽 발굴현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돔 형태의 ‘유구보호각’이 조성된다.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현장박물관도 세울 계획이다. 현장박물관의 외관은 토성과 어울리게 설계하고, 내부는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풍납동 토성의 해자를 활용한 공원도 생긴다. 2021년 개방 예정인 이 공원에는 꽃을 이용해 해자구간을 표시하고, 소규모 모임을 열 수 있는 공연대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풍납백제문화공원 개선, 백제 생활상 보여주기 위한 백제집자리 재현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한성백제문화제 올해로 20회 맞아송파구는 올해로 20회를 맞는 체험형 역사문화축제 ‘한성백제문화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9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올림픽공원과 몽촌토성, 석촌호수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20회 한성백제문화제는 ‘2000년 대백제의 대통합’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는 축제 기간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늘리고, 콘텐츠도 더욱 풍부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1994년 처음 시작된 한성백제문화제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7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 세계 축제 올림픽인 ‘피너클어워즈’에서 8년 연속 수상하는 등 송파를 넘어 한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잠실역 사거리를 시작으로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까지 약 1.5㎞의 구간을 지나는 역사문화거리행렬은 한성백제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송파구 관계자는 “역사문화거리행렬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거대한 퍼레이드를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지난해 백제체험마을에서 체험형 미로인 ‘백제의 미로’를 새로 선보여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매년 큰 인기를 끈 ‘짚와이어’와 ‘볏짚 미끄럼틀’은 올해 더 많은 시민이 체험할 수 있도록 숫자를 늘리기로 했다.송파구는 올해 축제 행사장을 석촌호수 일대까지 넓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한성백제문화제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고대 백제와 교역했던 해외 도시 관계자를 축제에 초청해 한성백제문화제를 글로벌 축제로 키운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송파구는 한성백제문화제 개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카드매출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축제 기간 올림픽공원 근처 주요 3개 행정동(방이2동, 잠실6동, 오륜동)의 매출은 축제가 아닌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많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올해 20회를 맞은 한성백제문화제는 지역 축제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