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위에 주방위군 2만여명 투입…폭동·약탈 '최고조' [종합]

미 전역 6만6700여명 병력 소집, 역대 최대
워싱턴DC 등에 주 방위군 추가 투입

트럼프 "폭도들은 인간 쓰레기" 강경 대응 방침
백악관 "전국에 연방자산 추가 배치 있을 것"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관련 시위가 점점 격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전역에 주 방위군 약 2만명을 동원하는 등 경비 강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과 약탈 저지를 위해 군대를 투입하겠다"며 폭력 시위 사태에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주 방위군은 국방부와 워싱턴DC 주변 기지들에 대한 병력 방호 수준을 끌어올렸다. 조지프 렝겔 주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시위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증가세"라고 했다. 렝겔 사령관은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에 있던 1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워싱턴DC에 추가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주 방위군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서 연일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면서 주 방위군 1300명이 추가 투입됐다. 전날에는 유타와 뉴저지지 병력 일부도 워싱턴DC 시위 현장에 합류했다. 렝겔 사령관은 1만8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주에서 지역 내 법 집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시위 사태에 따른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하다"며 또 다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미 전역에서 동원된 주 방위군 규모가 2만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주 방위군측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지원을 위해 투입된 병력 4만2000명을 합치면 전국적으로 소집된 병력은 6만67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미국이 국내 사태 대응을 위해 소집한 주 방위군 병력 규모로는 최대다.
2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주도인 세인트폴의 주의회 의사당 앞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로 가득 차 있다. 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강경 방침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폭도들을 "인간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제압해야 한다. 제압하지 못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을 때려눕힐 것이고 여러분은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사람들을 체포하고 추적하고 10년간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서 브리핑을 받았다며 "전국에 걸쳐 추가로 연방자산 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미 전역에서 항의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인상점들도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다.

CBS시카고에 따르면 또 다른 지역인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도 약탈을 당했다. 이 가게의 운영자인 한인은 "20~30명이 몰려와서 약탈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시위대를 이해하지만 약탈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한인이 몰려있는 LA한인타운에는 주 방위군이 투입된 상태다. 주 방위군은 항의 시위 사태가 끝날 때까지 LA 경찰과 함께 한인타운에 주둔하면서 992년 'LA 폭동 사태'의 재연을 막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