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워싱턴DC 인근에 현역 육군 1600명 배치

흑인 사망 항의 집회 지속 … 주요 도시 긴장 고조
미국 국방부가 수도 워싱턴DC 부근에 현역 육군 병력 1600명을 배치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데 대한 항의 시위가 지속되면서 미국 주요 도시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은 "군 병력이 워싱턴DC 외곽 수도지역(NCR)의 군 기지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배치된 군 병력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현재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민간 작전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호프만 대변인은 "대기 중인 병력에는 헌병과 공병대, 보병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국방부 고위 관료는 해당 병력이 워싱턴DC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백악관을 포함한 주요 시설이 있는 워싱턴DC에서 경찰에 의한 시위 대응이 어려워지면 군 병력까지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워싱턴DC의 치안 유지를 위해 인근 일부 주에 주 방위군 파견을 요청했으나 버지니아·뉴욕·펜실베이니아·델라웨어 등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4개 주가 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한 폭력 시위가 악화될 경우 주정부의 요청 없이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연방군을 투입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