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몰리는 바이든 캠프…'흑인 여성 러닝메이트' 부상

트럼프 강경대응 반사이익 누려
백인 경찰의 강압 행위로 인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사진) 캠프에 후원금이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델라웨어주 자택에 머물며 대외 활동을 자제해온 바이든은 2일(현지시간) 84일 만에 대중 연설을 재개했다.

미 CNBC에 따르면 바이든을 돕고 있는 에드 렌델 전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는 “다음주 예정된 영상 모금행사에서 약 50만달러를 모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110만~12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대선자금 모금책 중 한 명인 찰스 마이어도 CNBC에 “과거 대선 5개월 전에 봐왔던 것에 비해 (모금액이) 30~35% 증가했다”고 말했다.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향해 “폭도”라고 비난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바이든이 대선자금 모금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바이든은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 흑인 유권자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은 지난 3월 10일 코로나19로 클리블랜드 연설을 취소한 이후 처음으로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대중 연설에 나서 “숨을 쉴 수 없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있으면서 수차례 반복한 말이다.

바이든은 연설에서 미국의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의 ‘목조르기’를 지적하며 “의회가 당장 경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완벽한 대통령이 될 수는 없지만 증오를 부채질하는 대통령은 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흑인 인종차별 문제 해결을 향후 선거 운동의 중심에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이미 민주당 내에선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를 흑인으로 골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은 그동안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겠다고 해왔다. 거론되는 흑인 여성 후보는 키샤 랜스 보텀스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장,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 등이다. 바이든은 8월 1일까지 부통령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