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추경·원구성 여야 협조해야"…이해찬 "5일 개원, 기본 지키며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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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김종인 상견례…덕담 속 신경전여야 거대 양당의 대표가 3일 21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상견례 자리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21대 국회 원구성 등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직접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김 위원장이 꺼낸 첫마디는 ‘경제’였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협조하는 길로 가야 한다”며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제 상황을 겪고 있고,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경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돼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위원장께서 이번 3차 추경이 일리가 있다고 하면서 잘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내일(4일) 국회에 제출된다”며 “예산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빨리 심의해서 통과시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대표는 난항을 겪고 있는 개원·원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게 국회 개원 문제인데, 이 대표가 7선의 가장 관록이 많으신 분이니만큼 과거 경험을 살펴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과거의 경험을 살펴달라’는 말은 사실상 ‘국회 독자 개원’ ‘상임위원장 전석 독점’ 등 관례에 없던 요구를 하고 있는 민주당에 입장 선회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이 대표는 “5일 개원하는 건 (법으로) 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사항은 지켜가면서 협의할 부분은 협의해야 한다”며 “소통만 충분히 하면 우리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임기가 곧 끝난다”며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기 때문에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두 대표는 이후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은 다시 한번 추경의 필요성과 협력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 사태가 정말로 심각한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 상황을 경제·외교 관료들이 안일하게 보는 게 아니냐”며 “1차 추경을 봐도 소극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