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사보다 저평가 종목, 줄줄이 강세

삼성전자 6.03%·포스코 7.14%·현대차 5.85%↑

철강·자동차·반도체株
美·日업체 대비 PER 크게 낮아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 나선 듯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업종들이 반등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거나 절대적 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이 상승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저평가 업종의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KRX 철강지수는 7.84% 오른 1170.94를 나타냈다. 포스코(7.14%), 현대제철(14.25%), 동국제강(30.00%) 등 주요 철강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철강주는 그동안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0.6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며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커지면서 철강주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 주가는 6월 들어 2일(현지시간)까지 2거래일 동안 9.29% 올랐다. 일본제철도 같은 기간 5.54% 상승했다.

자동차주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 현대차는 이날 5.85% 오른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전날까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6배로 6개월 전(8.1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실적 전망이 악화하면 PER이 올라야 하는데 주가 낙폭이 커 PER도 제자리를 지킨 것이다. 반면 일본 도요타의 12개월 선행 PER은 통상 8~9배에서 최근 12.6배까지 올랐다.

삼성전자가 이날 큰 폭(6.03%)으로 반등한 것도 밸류에이션 개선 기대가 반영된 흐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은 11배로 6개월 전과 같다. 하반기 반도체와 휴대폰 수요가 회복되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대만 TSMC(19배)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 핸드셋 업체인 애플(26배)과 비교해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KT&G도 글로벌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차이를 메꾸며 상승한 사례로 꼽힌다. KT&G는 4월 말 이후 이날까지 8.51% 올랐다. KT&G의 4월 말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9배로, 세계 담배 1위 업체인 필립모리스(14배)에 한참 못 미친 저평가 상태였다.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도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 영원무역은 4월 말 이후 이날까지 25.41% 올랐다. 4월 말 당시 12개월 선행 PER은 6배로 대만 의류 OEM 업체인 펑타이(14~15배)에 비해 한참 낮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시기적으로 이익이 반등하고 밸류에이션은 하락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거셀 때는 성장주가 희소했지만 지금은 저평가된 종목이 적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