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목재, 가구유통 1번지서 '통원목 가구'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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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대형 전시장창립 51주년을 맞은 영림목재가 가구유통 1번지 서울 논현동에 전시장을 열고 통원목 자재 ‘우드슬랩’으로 가구시장에서 승부를 건다. 우드슬랩은 통원목을 길게 잘라서 제작한 원목판으로 수백년 된 나무의 나이테를 비롯해 껍질을 벗긴 뒤 남아 있는 굴곡진 표면(라이브 에지) 등이 살아있는 자재다.
고급시장 공략…해외진출도 계획
영림목재는 4일 논현동에 ‘나무로 서울’ 전시점을 연다. 나무로는 우드슬랩으로 제작한 가구 브랜드다. 우드슬랩은 자연 상태에서 수백년 동안 형성된 무늬와 색깔이 살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희소성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고급 자재로 손꼽히고 있다.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은 3일 “고급 가구 수요가 큰 서울 소비자들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우드슬랩을 직접 체험토록 하고 그 가치를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이 회장은 2008년 일본 와세다대 유학 시절 우드슬랩의 가치에 주목했고 2011년 국내 처음으로 우드슬랩을 들여와 사업을 준비했다. 우드슬랩의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 미국 아프리카 등을 찾아다니며 호두나무, 흑단, 가링 등 고급·희귀 수종 통원목을 직접 구매했다. 현재 수령 150~500년인 600여 수종의 통원목을 확보했으며 이를 제재한 뒤 건조하고 표면처리해 우드슬랩을 생산했다.
영림목재는 2018년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본사에 우드슬랩 전시장을 열며 우드슬랩으로 제작한 가구를 선보였다. 이번에 개관하는 ‘나무로 서울’은 우드슬랩 가구 대중화의 시발점이다. 통상 우드슬랩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주로 테이블로 제작된다. 영림목재는 더 나아가 침대 프레임, 책장, 서랍장 등을 우드슬랩으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에 우드슬랩으로 포인트를 줬다. 테이블 외에 다양한 가구에 우드슬랩을 활용하는 것은 영림목재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 회장은 “‘목재에 예술을 입힌다’는 생각으로 우드슬랩 가구를 만들고 있다”며 “한국에서 대중화에 성공한 뒤 3~4년 후 베트남 일본 중국 대만 등으로의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영림목재는 지난 4~5년 동안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주력사업을 다시 세우는 과정을 밟아왔다. 미래성장동력으로 우드슬립사업을 육성하면서 목조주택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승환 대표가 이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영림목재가 우드슬랩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가구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