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21대 국회의원 10명 중 3명은 다주택자"

자체조사 결과…"의원 전체 재산은 22억, 가구당 평균의 5배"
21대 국회의원 10명 중 3명은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의원 300명이 후보 등록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자산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의원의 29%가 다주택자였다"고 밝혔다.

의원 본인과 배우자의 주택 보유 현황을 보면,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의원은 88명(29%)이고, 이 중 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17명(6%) 포함됐다.

무주택자는 50명(17%)에 불과했다. 후보자 등록 당시 정당을 기준으로 한 정당별 다주택자 비율은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40%·41명), 열린민주당(33%·1명),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24%·43명), 정의당(16%·1명), 국민의당(0%) 순으로 높았다.

무주택자 비율은 국민의당(67%·2명), 정의당(33%·2명),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20%·36명),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9%·9명), 열린민주당(0%) 순이었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선관위에 신고된 의원 1인당 평균 부동산재산은 13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가구당 평균(3억원)의 4.5배에 달했다. 정당별 의원의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이 20억8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열린민주당(11억3천만원), 더불어민주당(9억8천만원), 국민의당(8억1천만원), 정의당(4억2천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의원 1인당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포함한 전체 평균 자산 규모는 21억8천만원으로, 가구당 평균 자산인 4억3천만원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이후 아파트값 상승으로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재산은 크게 상승했다"며 "그러나 재산 신고와 공개를 시세가 아닌 공시지가 기준으로 하면서 재산과 불로소득이 축소돼 공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397억8천만원)이었다.

박 의원은 서울 마포구에 신고액 기준 383억원 규모의 빌딩과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288억8천만원), 백종헌 미래통합당 의원(170억1천만원), 김은혜 미래통합당 의원(168억5천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돼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58억9천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해 부동산 재산 10위에 올랐다.

부동산재산 규모 상위 10인 중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에서 7명,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에서는 3명이 이름을 올렸다.

경실련에 따르면 21대 의원 중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이개호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광주와 담양에 5채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각각 4채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돼 다주택자 명단에 올랐다. 경실련은 "21대 국회의원 상임위 배정 시 이해 충돌방지를 위해 최소한 부동산부자, 다주택자들은 국토교통위와 기획재정위 등에 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