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코로나 대응, 한국이 모범…사회안전망 늘려야"

서울시장과 온라인 대담

의료·행정체계, 시민의식 3박자
세계가 배워야 할 K방역 성공비결

"기후변화 탓 감염병 더 유행할 듯
취약계층 위한 사회안전망 절실"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 UCLA 교수가 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코로나 이후 사회 대전환’을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오른쪽)와 박 시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수고한 의료진에게 ‘존경한다’는 의미의 수어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처하는 한국을 보면 굉장히 놀랍다. 한국의 대응은 즉각적이었고,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의 저자이자 세계적 석학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UCLA 교수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책이 세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코로나19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질병이 퍼질 수 있다며 선제적인 대응을 촉구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서울시가 주최하는 온라인 국제회의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의 일환으로 다이아몬드 교수와 화상 대담을 했다. 박 시장은 시청의 무관중 스튜디오에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 서재에서 온라인으로 연결해 대화를 나눴다.

박 시장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방법이 도시,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며 한국과 서울의 ‘K방역’에 대한 해외 평가를 물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가, 특히 미국이 한국과 서울의 대응책을 배워야 한다”며 “무상의료를 포함한 탁월한 의료체계, 즉각적인 행정 대응, 정부 지침을 잘 따르는 시민의식 등이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몇 달의 시간 낭비가 있었고 최대 사망자를 기록하며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반대로 즉각적인 대응을 하면서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을 살렸다”고 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사회안전망 정책을 지금보다 두 배 더 늘리라”고 조언했다. 박 시장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은 재난지원금, 자영업자 지원 등을 시행 중”이라고 소개하자 그는 “빈곤층일수록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유층이 사회적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스스로 위험을 느낄 때 빈곤층의 상태를 걱정하게 되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설명했다.그는 기후변화로 코로나19 이상의 치명적인 질병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환경, 그중에서도 기후 문제로 코로나19보다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영구적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기후변화는 질병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열대성 질환이 미국에 상륙했으며 한국에도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