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CIA 출신 마케팅 사업가 "첩보기술, 영업에 딱이네"

CIA요원, 최강 비즈니스맨이 되다
첩보원은 정보 수집 활동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상대와 함께 식사할 때 먼저 계산서를 집어든다. 액수와 상관없이 현금으로 지급한다. 현금 결제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현금이 두둑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무엇보다 상대가 당신에게 빚을 졌다는 구도를 형성한다. 보통 사람들은 상대가 계산서를 집어들면 고마워하고, 호의를 어떤 형태로든 갚으려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정보와 연락처를 공유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다음에 주겠다는 의무감을 부여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7년간 첩보원으로 활동한 제이슨 핸슨이 저서 《CIA요원 최강 비즈니스맨이 되다》에 소개한 ‘사업에 필요한 첩보원 기술’ 중 하나다. 핸슨은 CIA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안전과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마케팅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그는 “첩보원은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며 “이는 비즈니스에서 상대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도록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첩보원과 사업가에게 필요한 공통적인 자질은 어떤 목표든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키우려면 목표를 설정하고, 최종 단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야 한다.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진행 상황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기록하고, 일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완수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 요소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세세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꾸준히 운동하고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저자는 첩보원들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SADR 단계 법칙’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는 ‘상대를 포착하고(spotting), 가치를 평가한 뒤(assessing), 관계를 발전시켜(developing), 내 사람으로 만든다(recruiting)’는 것이다.그는 “비즈니스의 본질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팔거나 사는 일로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상대에게 호감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SADR 단계 법칙은 고객과 시장에 곧장 접근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잔디 옮김, 한빛비즈, 344쪽, 1만58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