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상하라는 민노총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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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추진 폐기해야" 주장도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법인세를 인상해 고용안전망 유지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洪 부총리는 '사회적 대타협' 당부
기재부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홍 부총리와 면담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이 홍 부총리에게 면담을 요청한 지 한 달 만이다. 홍 부총리는 당시 일정상 이유로 만남을 거절했다.이날 면담에서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자 해고 금지, 부의 재분배,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고용 유지와 생계소득 보장 방안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고용 안정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증세를 통해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금융소득종합과세, 주택임대세 등 증세 대상 세목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에서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원격의료 추진을 폐기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민주노총은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의료 민영화가 가속화해 의료비가 증가할 것이란 이유로 이를 반대해왔다.홍 부총리는 민주노총의 요구에 개별적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정부의 고용안전망 강화 노력을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면담에서 노동계의 고통 분담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홍 부총리가 고통 분담을 통한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을 당부하자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남겼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0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발족한 원포인트 노사정협의체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별도로 주요 정부 인사를 만나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4월에는 정 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