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다 혼난 저커버그 "게시물 규정 재검토"

트위터 방식 경고 표시 검토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 지역에서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AP
페이스북이 게시물에 대한 정책을 바꾸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력 조장성 글을 방치해 대내외의 비판과 직면하고 있다. 이에 무력행사 위협이나 유권자의 투표를 방해하는 내용의 경우 규제를 검토 중이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은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사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서도 인종적 정의와 유권자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시위대에 대한 발표 명령으로 해석돼 거센 논란을 만들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약탈을 하면 총격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어젯밤 표현의 의미로 바로 그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경쟁사인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팩트를 확인하라'는 등의 경고 표시를 달았기 때문에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은 더 컸다.

무력행사 위협을 언급한 것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글 때문이란 해석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도 트위터처럼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는 경고 표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흑인 사망 규탄시위의 구호인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흑인 사회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한편 페이스북은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연관된 계정 약 200개를 삭제했다. 이들 계정은 최근 회원과 지지자들에게 인종차별 반대 시위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려고 부추겼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